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BY glassy777 ON 9. 28, 2014
자전거를달리는데
귀에꽂아둔이어폰으로
아련하고도나른하게들려오는
[알함브라궁전의추억]
핸들에서두손을놓고
하늘을우러르며두팔을활짝벌려
가을을품어
한가득안으며달린다
살아있다는것이무엇이냐
살아간다는것이무엇이냐
정자에올라
정좌를틀고앉아
깊은심호흡으로일주일간의
모든것들을일거에날려버리는
일요일의한가롭고도한갓진길을
바람을가르며달려와앉는이고즈넉함
책한권을꺼내
읽으려고눈길을주어도
아름다운풍광에눈이취해
당최서책에들지를못함이라
빈의자가저리기다리는데
강태공은어디갔는고
이의자에앉았다가
다른물가의풍경을보려고
또다른의자에앉아도보았다가
갈바람이
잎사귀를팔랑거리며
수변을
건너갔다가오면
그뿐
너른황금벌을
갈바람들이쓰다듬고지나가면
나락은또더욱여물어갔다
코스모스를흔드는바람
그바람이잠시멈추는길에서
나또한잠시멈춰
물한모금에
가을
밝은볕
평상마루에앉아
문득
어머니를생각하다
도토리를따다가쑤워서
그많은공을들여
안겨주시던
도토리묵
가을
마당에앉아
그수고를다하시던
어머니의등이
저낡은고물개에
겹쳐지는애잔함으로흐르는
[알함브라궁전의추억]
가을을달리다가
먼들녘을바라보며
옅은한숨을지어보는
[알함브라궁전의추억]
모든씨앗을잉태한
메밀밭
슬픔을잉태한
내가슴구석진자리
나직나직
심연으로울려퍼지는
[알함브라궁전의추억]
볼륨을더욱높여
두팔벌려가슴으로안아들이는
남실남실
잔물결위에흔들리는
[알함브라궁전의추억]
4:00알함브라하궁전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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