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뒤안길
방금

내고향마을높은뱅이

초동친구헌영이와전화통화를한다

국민핵교4학년

아부지일찍돌아가시고

가난하게태어나가난을피해

중핵교2학년때도락꾸살림살이짐칸꼭대기에서

우리들과헤어지기싫어소매로눈물을훔치며

죽산이라는곳으로이사를가던

그날이눈앞에선연하건마는

중핵교를간신히졸업하고는빵기술을배운다고

노량진어느낡은5층건물옥상꼭대기에서

허름한판자떼기얼기설기가려놓은

그곳에서빵기술을배운다기에

고교2학년방학때그곳을

물어물어찾아갔다

내가왔다고케익을하나만들어

할머니와자취를하는내손에

할머니단것좋아하시니

가져다드리라고

케익을손에쥐어주던

밀가루하얗게묻은

친구의조막손

세월이많이흘러

서울대림전철역바로아래

번듯한제과점을차려놓고

바로노모님을모셔다가

알콩달콩살다가는

어머니돌아가시고

메이커제과빵에밀려

어렵사리삶을일궈놓은

정들은대림동을차마떠나

멀리구리시까지전전하며떠돌다가

궁여지책으로고향에서쌀가마를올려다가

쌀가게를하면서자전거로배달

아둥바둥살아보려고몸부림을치다가

그도여의치가않자

다시배운것이도둑질이라고

제과점을재오픈한것이

지난해였건마는

뭔노무못쓸병인

간암이찾아들었단다

항암치료를6차례나죽도록했건마는

병원의사가포기를했단다

통화내내

목소리에힘이빠져

매가리가하나도없다

일간고향을한번댕겨가고싶단다

우리고향동네국민핵교동창들계원들인

고향친구들이찾아가려해도

스스로가거부를한다

일간

고향내려온다기에

꼭밥한끼같이먹자고

다짐에또다짐을해보건마는

기약없는약속에고얀히

눈가가젖어들고목울대가꽉맥힌다

아..전화통화를마치고

창밖을내다보니

찬란한햇살이가득내리쬐는

저기저가을마당

높은뱅이

초동친구들아!

남열이,진형이,주열이,경수,진협이도

이승에서못봐서맨날서러운데..

창밖으로는태양이

저리도찬란하게빛나건마는

아흑!

너희들이

그리가고나면

너와나의고향

날러는혼자어찌하라는말이더냐?

친구야,

삶의뒤안길에서그래도다시굳건히

두발을단단히딛고일어서면안되것냐?

응?

응?

쓸쓸한인생의뒤안길을

너와나의고향에서

서성여보누나

3:06나훈아-너와나의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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