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BY glassy777 ON 10. 19, 2014
이가을
옛스러움을찾는일도
나름으로참고즈넉하니좋은일이다
단풍이드는나무마다에청사초롱걸어놓고
가을맞이를하는옛스러움
점방의젊은처자가
선반에먹거리를진열해놓고는
빼꼼히한길을내다보며
기다리는
가을
그가을안으로
어린신랑각시들이의젓하게걸어가는
앙징스러움으로의
가을
고향에서
축제한마당이펼쳐졌다
각설이의품바타령이구성진고향
어릴적아침상에둘러앉아
막숫가락을집어드는
그찰라에
"작년에왔던각설이죽지도않고또왔네"
작년겨울그매서운추위에도
읍내다리밑거적떼기로
북풍한설바람을
막아놓고
정말얼어죽지않고또깡통에밥을얻으러와서는
작년에왔던각설이가죽지않고또왔다고
풍바타령을걸쭉하니벅구니를치면
엄니께서는사기그릇고봉가득
밥주발을대문앞에놓아두고
그곁에
묵은지나동태국한그릇을
슬몃놔두고들어오시면
엄니행주치마에묻혀오던
알싸한겨울바람냄새
허면고맙다고
또한차례벅구니를놓고가던
내유년의무기장태거지떼
어느겨울방학아침녘에는
마루끝에서쇠갈쿠리로된의수를
쾅,쾅,치면서위압적으로밥구걸아닌
백두산표연필한타스와쌀한됫박을바꿔가던
무섭고으시시한강매꾼상이용사도있었다
그추억의
품바축제장가는길
고향집에서
미루나무신작로
오십리먼길이었다
추억속의딱지치기며
일본식건물의국민핵교교실이며
조개탄난로위의변또
3교시가끝나갈즈음이면
맨아래춘식이변또에서김치가익어
구수한냄새가꼬로록!~뱃속에서요동치던허기
거지는
대문밖에만있던것이아니라
내뱃속에도줄창땟구정물거지가
유년기내내똬리를틀고
서캥이이들과
겨우내들어앉아있었다
학교만갔다오면
손가락이부르트도록딱지치기구슬치기로
윗방할머니농짝서랍을가득채워가던
내어린가슴가득차오르던뿌듯함
못난이삼형제를책꽂이위에앉어놓고
공부하다가졸린눈으로게스츠레
바라보고또바라보며
영어단어를외우던
중핵교시절
읍내장터동동구루무장수가
혼자서북치고장구치고하모니카까지
구성지게불어제끼며구경꺼리를
추운겨울개천가에서
종일내보여주던
그시절
왕사탕하나를입에물면
십리를가도녹지를않던
달짝지근하던봄날의
봄마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