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冊

흰구름쌓인속이세칸초막이있어

앉고눕고거닐기에스스로한가하네

차가운시냇물은반야를이야기하는데

맑은바람은달과어울려온몸에차갑네

그윽한바위에고요히앉아헛된명예끊었고

돌병풍을의지하여세상인정버렸다

꽃과잎은뜰에가득한데사람은오지않고

때때로온갖새들의지저귀는소리들리네

깊은산이라온종일오는사람은없고

혼자초막에앉아만사를쉬었노라

석자되는사립문을반쯤밀어닫아두고

피곤하면자고배고프면밥먹으며한가로이지내노니

나는산에살고부터산이싫지않나니

가시사립과띠풀집이세상살이와다르고야

맑은바람은달과어울려추녀끝에떨치는데

시냇물은가슴을뚫고서늘히담을씻어주누나

일없이걸어나가시냇가에다다르면

차갑게흐르는물선정을노래하네

만족한생활에또무엇을구하랴

우습구나,미련한사람들분수를모르고구하네

전생에지은복임을알지못하는이는

하늘땅원망하며부질없이허덕인다

고요히자신의마음을살피면절로길이보인다

14:50거문고산조–자진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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