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얼굴
BY glassy777 ON 10. 30, 2014
마른잎꽃화병과
늙은호박덩이의정물화가
그윽히그리운사람을그립게한다
들판으로무서리내린길
희뿌옇게운무낀길을
홀로달려가노라면
계절이
저만치앞서가는
뒷모습을보이곤하는데
아득하니
그리운사람
멀어져간얼굴들이
고요한마음한켠에
아릿해지곤한다
이제는몸이멀리떨어져살다보니
마음또한자꾸이역하늘
높은산을넘지못하고
건너지도못하고
애틋함마져
자꾸빛이바래져
정물화화병에꽂힌마른꽃같이
시들고사위어
으스러지고
부서졌다
늙은호박과
마른꽃화병앞에앉아
자꾸흐릿해지는안경을고쳐써가면서
서가에서책을내려다가읽으며
가끔씩눈을들어바라보는
정물화가있는
가을저녁
아름슬픈
정물화한폭에
어리는
잊혀진
얼굴
3:47잊혀진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