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묘

안해의어거함에

공경하고화합하게하고

자식을가르치는데는

자애로움으로엄하게할지어이

안해라는표현에

어느양반이극구오기라고

내글을읽으면서계속지적을하시며

국어사랑을주장하시면서

사랑의묘를모르시고는

아주못견뎌하신다

하지만어쩌랴

옛선비들께서또는옛문헌에서

집안의해로안해라고칭하여

스스로자신보다더높이올려놓은

사랑의묘임에야

사랑의묘

가끔씩귀차니즘으로인하여

안해옷가지를걸칠때가있다

어느봄날에는냉이캐러가면서입던

실내바이크에걸려있는안해의몸빼바지를꿰차입기도하고

어느여름날에는안해가입던티셔츠를

슬몃입고저녁산책을나갔다가

안해가게를들르면

눈이화등잔만해져서엄마야!..당신뭐여요..숭해라

하면서도눈을곱게흘키는폼새에서

사랑의묘한눈길을느낀다

가을이깊어지는

피부가창량한날에는

개량한복을즐겨입고산책을하는데

안해가같은모양의커플복장으로개량한복을구입하여

걸어놓으면어느것이내것인지

헷깔려서또바꿔입고

뒷짐지고운동삼아

거닐다가

안해의눈흘김지청구를듣곤하는데

그것이전혀싫지가않다

요즘같은초겨울날

안해점퍼를슬몃모르쇠로입을라치면

여자옷단추꿰어참이

왼쪽오른쪽방향으로다르다는것을

손으로어색느끼면서

거울앞에서옷을

입어본다

그때안해의몸내음이살포시

코끝으로감켜들면서의

사랑의묘함

글을쓰는시방도

안해의덧버선을발에꿰차고앉아

자판을쓰는데발아래가따습다

이모두

안해의어거함에서부터기인한

사랑의묘함

부부지정의내밀함이러니

안해를향한

또다른사랑의표현이며

필설로표현치못할상서로움이다

휴일의주말신새벽

일찍깨어일어

서책을하다

물마시러주방엘들러보니

지인들에게선사받은늙은호박여섯덩이가운데

엊저녁그하나를잡아놓았다

오늘아침에는고소하고구수한

호박죽을먹을수있으려니

호박

한덩이에도

사랑의묘약이첨약되었음에라

아흐~갈긍다리

안해의어거함에

공경하고화합하게하고

스와니강-로저와그너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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