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의 생애 (4) :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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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돌이켜보면아득하게느껴지는어느겨울날의일입니다.
바깥은몹시찬날씨였습니다.그저기온만낮은게아니라매서운
바람까지겹쳐바람막이가있는담모퉁이에는작은모래언덕이생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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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로향하는

청량리발강릉행329열차에서펼쳐들은

이문열씨의<미로의나날>이라는책

첫째줄에나오는글이었지

오래전에이미나왔던작품이었다

<迷路日誌>라는한자로된제목였었지

이문열씨작품의여럿중에서

판매부수가제일저조했던작품이라서다소의개작과제목을바꿨지

미로의나날

그랬구나

그가파른미로의나날에서의일탈을꿈꾸다가
행선지를동해바다의일출이보이는정동진이라는역으로

떠나는길이었쟈

네가동행을하겠다고따라나섰었쟈

창밖에가끔씩스쳐지나는야경들이드문드문해질즈음

기차안이조금은조용해졌지

너는조용히시집을읽고앉았었다

그옆에서난<미로의나날>의첫페이지를펼치고있었고

가파른시절이

미로같은날들이었지

한번들어오면나가는문은고사하고

들어온문마져도못찾고헤맨다는迷路

살아온먼길이아뜩키만했다

내스스로헤쳐왔든떠밀려서왔던간에

땅을밟고서있는나날들이문득

미로같다는생각이들었다

갑자기갑갑한마음이들었단다

해서
떠올린것이넓고넓은동해바다로떠나는일였다

청량리역광장한복판에서서
미로의나날에서의일탈을감행키위해밤기차에너와함께올랐었지

기차가덜컹거리며멈추기에어둔창밖을내다보니

막도계역을지나가고있었다

잠시눈을좀붙여야겠기에눈을잠깐붙이고
일어나창밖을내다보니

막동해역사를벗어나는기차에서

멀리어둔밤바다를밝히는

오징어배의집어등불빛이명멸하는모양이나타나기에

마냥차창턱에턱고이고바라보았었다

바다와하늘의경계를그어주지만

그어둠의칠흑은여전히그안에존재했다

명멸하는쪽으로나아가고싶었지만

기차는철길만따라가듯

지나온동해역사도바다에떠있지는않더구나

바다로가는기차는없었다

오직미로를따라북북서로따라올라가다가

잠시망상인가에섰을뿐

북북서를따라올라가라는

운명이었던가보다

이미정해진길이었지

철길을벗어나려기적을울려보고

산허리를뚫어터널을벗어나도

정해진산구비를돌아서
바다로연한길목쯤으로나와도

손으로만져볼수없는바다는

그저아득히멀리에있었단다

바다가가깝다는정동진역에내려

난해장국에곁들여

호주머니속에넣어간위스키를마셨지

지독한술기운에바튼기침을서너차례뱉으면서

네손을잡고사람들의무리속에섞여백사장으로나갔었지

발이허공으로떠가는듯

밤새달려온어지러움때문인지술기운인지

자꾸허공만짚었단다

그래도

바다에는여명이밝아오더구나

희망이라는태양이

저바다끝의어디메쯤에서뜬다고했다

그해돋이를보려고달려온

사람과사람사이의미로를걸었다

사람과사람사이에는

섬이있지

그섬에서바다쪽으로난

미로를따라달려온길이문득
헛되이생각됐었다

해돋이를뒤로하고

바다를버리기로마음을먹었다

넌관광버스에서

모자란잠을보충한다고했고
난가까운오대산소금강을올라

금강사처마끝에매달린풍경소리에귀를모아봤다

무릉계에서

연화당오르는길에언듯

미로에서벗어난착각과환청에빠졌었단다

작은금강산이라는小金剛은

나를잠시靑鶴으로만들었다

마음은노인봉을훨훨날아넘어
비로봉상원사추녀끝의풍경을흔들었다

소금강에들어와

적멸보궁아래에서

내살아온생애

미로의나날을반추하며

恨을삭혔을

마의태자

적멸보궁돌단아래
마의태자의심중으로

한식경은앉아서기도를하였지

이길이

너무가파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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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상상과들어맞건들어맞지않건,여전히내게는어
떤학습을통해서도목표물에도달할자신이없는

[迷路]와같은저쪽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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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길을되짚어

청량리행열차에몸을실었지

산허리7부능선의철길이끝나는통리역사에서

이문열씨의<미로의나날>끝293페이지석줄을마져읽었지

가파른철길위7부능선에서

우리가탄기차가

8부능선레일로길바꿈하여철길을바꿔타듯한

미로의나날

적멸보궁아래에서

미로의나날을반추하며

恨을삭혔을

마의태자心中으로

내자신스스로에게물었단다

경복궁의정동쪽이정동진이라던데

내心中의정동쪽해돋는나라는

그어디메더뇨..하고말이다

이제와서돌이켜보면

아득하게느껴지는

어느겨울날의

迷路

나의길은

미로를헤치고나아가려고해도

벗어날수없는

이미

정해진길이었다

  • 바다와하늘의경계를그어주지만

    그어둠의칠흑은여전히그안에존재했다

  • 2:56최희준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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