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의 생애 (6) : 잘있거라 공항이여
네가

먼미국땅씨애틀이란

영화제목같은곳으로이민을떠나던날

인천국제공항에서이별하고
주차장에서차를돌려막나오는데

거대한비행기가차지붕위로날아오르며

네작은형수에게전화하는비행기에서의

네목소리저편에서는

쓸쓸함에배어있는안녕이란인사가

대책없이젖어있었지

잊는다는것은쓸쓸한일이다

그리고누군가에서의기억에서

영영잊혀진다는것은

더욱기막히도록

쓸쓸한일이다

모든잎들이져버린저빈산에

홀로남아바람따라흔들리는억새꽃같이

꽃이라는이름자를달고있으메

벌나비도날아오지않는이름만의꽃

저꽃이름자를달고

바람에왼종일흔들리는꽃

그렇게흔들리며잊혀지는것

서로가영원히잊혀질

먼길로떠나는것은

참으로쓸쓸한일이

아닐수가없는일이구나

잊는다는것은

가슴철철눈물나는일이다

이세상어느하늘아래

까마득히먼먼그리움으로살지라도

어찌잊혀지며살아갈지어냐?

잊혀진다는것은
저산을넘어가는쓸쓸한저녁해와같이
바람지나가는빈산에홀로서서
가슴철철눈물나는일이다
네가그리워하며
꿈마다찾아갈고국고향땅에는
하마겨울이왔단다

엊그제같이

훌쩍지나가버린십년세월

앞으로십년세월역시

엊그제같이닥쳐지나갈것일진데

짧은한생애

참으로부질없이헛헛타

무슨부귀영화를보겠다고건너간것도아닌

자식넘들을위하는한마음으로

그렇게건너간이국땅

어머니돌아가셔도오지못한땅

뭣하러건너갔더란말이냐?

이래도한생애이고

저리살아도한생애이언만

영어한마디되지않는그곳에서

삶에대한의미가무엇인지참애매모호하구나

어찌살아내야잘사는일인지

이제쯤의나이에서는

현답이보이는데

너그렇게외롭고힘들게살아어찌하느냐?

막내야,

너도이제오십줄에서

두서너해가건너가는구나

딸넘들다에우고역귀향을하것다고?

그래..뭐가정답이고현답인지

나도모르것다

그저오늘이행복해야

미래도행복한것이란다

오늘행복치못하여도먼훗날을위하여

오늘의행복을담보하는생애

우매키그지없는행복론이구나

그려

골프한가지취미로주말마다필드로나가는것

그것하나로행복을일궈간다니

그것또한다행한일이다

언제네얼굴한번보냐?

보고싶구나

막내야,

부디아프지말고

잘살아라

인천국제공항에서이별하고
주차장에서차를돌려막나오는데

거대한비행기가차지붕위로날아오르며

네작은형수에게전화하는비행기에서의

네목소리저편에서는

쓸쓸함에배어있는안녕이란인사가

대책없이젖어있었지

3:17문주란-잘있거라공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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