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사는 樂

봄에는

온갖꽃들이만발하고

가을에는

달빛이좋구나

여름에는

시원한바람이불고

겨울에는

눈이아름답구나

만약쓸데없는일들이

마음안에남아있지않으면

그것이곧

사람살이의좋은시절이로다

신새벽깨어일어

안해모르라고슬그머니

침대를빠져나와서책을하는

이신신한즐거움

안해가책을읽으며먹으라고

슬그머니놓아둔

홍시

아이구

이를어째

그래도감이남았네그려?

상주댁안해가

낚시점에들러낚시줄사다달라는것을

며칠을감까먹듯까먹다가

지청구한마디

감들을깎아

천장에매달아놓고

내가제일좋아하는반건시곶감을만들어

가을바람에꾸덕꾸덕

올가을에는감풍년이들어

지인들이보내온감들이집안으로풍성타

몇은칼을벼려서껍질벗겨먹고

몇은감식초를만든다고

항아리로가고

몇은곶감으로매달리고

몇은완전홍시가되어

어머니차지였다가는

이제는내차지

아침기운이

서광으로비춰드는

시골의아침

생뚱맞게아침상에올라온

꽃게한마리

저걸우찌잡는다냐

별랑좋아하지도않는꽃게

번잡스레꺾고까고벗겨가며

그수고스러움의맛은?

충청북도사람에겐

영판

귀찮아서멀리하는음식인데

옆에앉아발라주는

안해

마지못해받아는먹는데

마치좁쌀을까먹는

영락없는

참새

차라리

김장김치쭉,쭉,찢어서

입크게별려따순쌀밥한숫깔을얹어

푸짐하게한입

으흐..이제야

속개운타

가슴에

삿된마음하나없이

이러저러살아가는시골살이

연륜따라깊이를더하는

시골살이의樂

서광으로

내가슴에안겨드는

시골살이의맑은아침녘

잎지고

메마른가지위에

깊어가는계절

까치밥으로남은

감한개

까치도날아오지않는

높은봉우리

아무도없는

가끔씩

바람소리지나가면

그뿐

계절이다하여

저물어가는

내마음의

까치밥

2:46꽃동네새동네-정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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