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의 생애 (14) : 새들의 고향

넌어디서날아온참새니?

몰라?어느하늘아래겠지뭐

아무렴어때?밤이면잠잘숲이있고

내일이면또해가뜨지않겠니?

이한겨울가운데서문득

새들의고향은어디일까를생각했습니다

그리고한번도보지못한새들의주검

새들은어느가지어느곳에서그들의최후를맞이할까

참새는

항상낮게날아다닙니다

어제

추운출근길에참새떼가차앞범퍼아래쪽에낮은비행으로

우르르~길건너관목숲으로건너갔습니다

아무래도이상해서주차를하고엔진룸앞쪽을살피니

그예의참새한마리가낑겨서죽어있었습니다

순간

지독한고독감에사로잡혀왼종일

새들이날아드는창가에서

서성였습니다

이세상에혼자남겨져

혼잣길을가야하는길나그네심중

인간은종국에는혼자가야만하는뒤안길에서

지독한외로움으로살아가는화려한만물의영장일뿐

주위에서너무나자연스레

친했던사람사랑하던사람들과

죽음으로영영이별을겪어내면서도

그아름답던얼굴들과그들의

마지막까지웃음진

옅은희망의끈

그를붙잡아주지도못하고

아무렇지도않게그들을떠나보내곤했습니다

심지어그들을떠나보내고

이튿날부터나만의바쁜일상속에서

쳇바퀴를열심히돌리며금새그들이잊혀지곤했습니다

그들은서둘러황급히

어디로갔을까

낮은관목숲을날아

이나뭇가지에서또아래쪽으로날아

옆나무끄트머리에서하늘을관망하던새가슴의포닥임

그만또포르르날아서하늘어딘가로

아님하늘아래한구석댕이

그곳에서아무도모르라고생을마감하는

그새들의고향은어디메인지

그곳으로날아갔을까

사람도새와별반다르지않았습니다

새들보다조금더화려하게

조금더생이깊었을뿐

이가지끝에서저가지끝으로옮겨가는

고단한삶의여정은

새들과

별반다르지가않았습니다

황량한들판한가운데서있는

겨울나목꼭대기에서

오래앉았지도못하고

어디론가또오르르몰려날아가야만하는

고단한새들의날개짓과

그무리들을보면서

깊은외로움을동반한

내스스로의처절한고독감을보았습니다

이한세상은홀로왔다가

홀로깊은고독함으로남겨져살아가다가

홀로가지를떠나는새들과같았음을

홀로가는길

사람의생도외로움의나무가지끝에앉았는

한마리참새에지나지않았음을

조금더몸짓이많은사람이었을뿐

한낱미물의존재였었음을잊고

너무착각하여살아왔음을

왜몰랐을까

이나이가되도록왜나는몰랐을까

아,나도새들처럼

남에게해를끼치지말아야지

새들처럼남을비판하지도해꼬지를하지도

나를제껴두고타인을정죄치도말아야겠구나

넌어디서날아온참새니?

몰라?어느하늘아래겠지뭐

아무렴어때?밤이면잠잘숲이있고

내일이면또해가뜨지않겠니?

새들이

날아간자리

새들의고향은어디

  • 2:37조용필-새들의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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