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함을 찾아서

어디서나타났는지

산아래부터자꾸울부부를따라오려는

하룻강아지들의재롱

등산화끈을물고

자꾸발길을막아서는통에

차마발을함부로떼놓지못하다가

도망치듯쫒겨서오르는흐믓한등산길

칠부능선쯤에서

볼따구니로몰아치는칼바람

쉼터에서따순커피한잔을마시며

오랜만의산행을음미하다

두런두런대처에나간아이들이야기부터

안해가게에대한에피소드에

건강의중함에대한이야기

탁트인산정에서내려다보는

드넓은사바세계

두팔을올려심호흡을크게하고

무연히내려다보는산하

이아름다운풍광앞에서

무슨말이필요하랴

눈쌓인먼산들이서늘함으로

가슴가득다가앉는다

광대한산

그먼데산너머로

끝없이첩첩진산그너머

눈구름이다가서며

다시눈발이흩뿌리는산정

온천수로몸을뎁히고

멍석위에광목천의부드런감촉이

등까머리로포슬거리는황토방에들어

온몸켜켜로쌓인노폐물을밖으로방출하는데

아무도없는홀로토방에서자꾸만잠이쏟아진다

황토방의훈김과

겨울의적설이경계를이루는창가

이안온하고도고요로운가운데

새털같은개운함

땀을흠씬흘린연후에

안해가사주는쥐치포안주에

얼음장같이시원한캔맥주한잔

이좋은날에여기에무엇을보탤까나?

옅은취기로다시황토방에들어가

몸땡이를지지는

시원쾌적

아무도오지않는

넓은황토방에서내내

목침을베고홀로널널하게누웠는데

저녁해가얼굴을비춰들며집생각이나면서

이맘때의어스름저물녘

저녁연기낮게깔리며땅거미지던동네

어린날의고향집이눈앞으로왈칵,다가선다

문득떠오르는

어머니생각

이윽고

황혼이지는바깥으로

저녁눈발이날리고

반건시는

꼬득,

어머니가

계란찜과반건시를참좋아하셨는데

이리세상에안계시니

하릴없이나혼자서심심파적으로

한개를내려다가한입을베어무는데

목울대

꽉,

팔순으로늙으셔서

깊이드신치매에서도돌아가시기이태전까지

이둘째아들좋아하는나박김치는직접담궈주시곤하셨는데

간이안맞아짠지가되었어도맛나다고한그릇더달라고

대접을내밀면좋아라하시며헐,헐,헐,웃으시던

어머니생각에다멀리씨애틀누이생각

엄마야,누이야

우리따스함을찾아멀리까지가설라므네

안해함께셋이서강변에나살자

어머니,야?

누이야,

응?

    1. 1:30엄마야누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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