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그 절치부심
BY glassy777 ON 1. 3, 2015
오랜40년지기친구들과의하룻밤
그긴이야기를나누고자
그우정을다지는만남을가지러
퇴촌에서팬션을하는
친구집에당도
점심즈음막당도하여
골짜기산비얕으로내리쬐는겨울햇살을
커피를마시며무연히바라보다
잠시후친구들이도착하며
점심겸저녁을제수씨가차려내오신다
이번모임을채근하던친구는
김포공항관세사로17년간공무원을퇴직하고
포부를갖고관세사무실을차렸다가는
맞바로닥쳐든아이엠에프여파에휘둘려비틀거리다가
문을닫으면서가정까지풍비박산
사당동달동네쪽방에서
이시대적불운을삭히며
절치부심하기를
7년여
다시인천으로이사간것이3년전으로
이제사조금은안정기에들어
법무사시험준비로맨날
홀로집에서
공부中
모든동창들에게연락이두절돼
가족없이홀로살아오던긴세월동안
친구의공무원시절말고
거의30년만의만남
요즈음자주내게전화를걸어오며
한번통화가시작되면시간여를넘기기일쑤였던
한스러움으로내재된답답한마음을풀어내려애쓰던
그절치부심의역력함을슬몃알아차리고는
내가나서서주선한모임이
오늘
이게뭔음식이냐
맵기는또얼마나맵던지친구들은쐬주로
나는맥주로연거푸매운안주를달래려먹느라
아구찜인지매운무침인지머릿속이
온통경운기가는소리라
친구가팬션뒷산에올라약초를채취해다가
반찬으로담아내온이삼삼한맛
팬션을두부부달랑꾸려가려니
얼마나육체적노동의강도가극에달했으랴
얼마전인감관계로퇴촌면사무소에갔는데
손가락지문이나오지않더라며
씁쓸히웃는데그웃는것이
웃는게아니더라
문득
우리네삶이숙연해지면서
친구의노고스러움과안쓰럼에만감이교차되면서
따스한격려성말을내입에서건너가긴해야겠는데
도무지마뜩찮게말이되어나오질않았다
자꾸만애꿎은술만
연거푸마시고또마셨다
서로간이야기가취기로깊어지면서
다시40년저편으로되돌아가
그즐거움으로서로간에
즐겁게느슨해졌다
방바닥은쩔쩔끓고
되찾은반가움의우정으로
관세사친구의입에서는서서히
유모어가섞여넘어가면서독판무대가이어졌다
친구셋은그냥듣는쪽에속하고
그친구의한많게맺혀진실타래가풀려가면서이어지는
친구의힘들었던지난인생역정을들으며묵묵히마시는술로
밤이이슥해지면서자정을넘어가고
새벽으로치달았다
잠시밖으로나와추운지붕아래
밤하늘을올려다보는데
고얀히내눈가가
서늘해졌다
가도가도끝이없는
우리네고행같은인생길의
먼장도
교교동창들이공유할이야기로넘어가면서
옛날의사춘기적고등학생이되어
담임선생님이름을기억하고
동창들안위를전해듣고
한때제일잘나가며거들먹거리던동창이
나락으로떨어져쑤셔박힌
이야기에이야기
인생지사
새옹지마로고
새벽3시가넘어가도록
사춘기에서남자들의공통사군대이야기로
또한고개를넘어가면서의나라의격변기이야기
팬션하는친구가노태우사단장예하부대로
잠자다가비상이걸려잠결에트럭을타고
날이밝도록달려내려보니그자리가
바로광화문앞이더라며
얼떨결에계엄군의반란군편에서서
그중심에서있더란
격랑같은시절
이야기
영하2~30도아래로곤두박질하는
전방군부대산정상막사에서
소피보러나와일을보면
얼음이되어솟구친
오줌빨이야기
웅웅거림으로이야기가귀에서멀어지면서
취기로닥쳐드는졸음에그만
모로쓰러져잠이들었다
깨어보니
앞산과뒷산골짜기가깊어
이편에서저편골짜기나무에다빨래줄을걸어도될
그골짜기에영하20도의차가운냉기로얼어붙은
아침이밝아오고있었다
차량밧데리까지얼어붙어
두세번시도끝에야시동이가까스로걸리고
차앞유리에얼어붙은얼음입자들이저렇게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