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을 닦으며

나이가들어서악기하나쯤불수있다는것은

스스로짓는복이지싶습니다

낮에주민센터에들러

트럼펫을제대로배우고자했습니다

악기를하나씩배워간다면

그리고그악기들을모두연주할능력이주어진다면

노후의또하나의多幸이될것입니다

악보도이젠컴터로생성하여

뭔곡이던지의도하면노래방기계처럼

금나와라뚝딱!

이게누구십니까

연습실에막들어서니

안해가게주방에서실장으로일하시던

권순씨와반갑게마주칩니다

이젠조금씩실력을쌓아

노래가제대로따라붙습니다

떡본김에제사를지낸다고그랬습니다

내친김에권순씨와섹스폰동호회회장님의반주에맞춰

즉석노래방이되어몇곡의옛노래를

아주시원스레불러제꼈습니다

어머니가애창하시던[황포돛대]를부르는대목에선

고얀히어머니생각이솟구쳐올라

목울대가먹먹해져설라므네

다부르질못했습니다

음료수를사다가냉장고넣어드리고

한달여나팔을불러나올신고식을대신합니다

그리고는

트럼펫사부님이되실양반의

전화번호도따왔습니다

요즘그사부님과

이런저런생활의간극으로시간대가맞지를않아

월요일저녁서부터트럼펫을제대로좀배워보려고합니다

집으로올라와

트럼펫을오랜만에꺼내서

부드러운헝겁으로정성껏닦아봅니다

언제나멋지게

노래연주를능수능란히연주를할까요

먼여행길황혼녘에서

길나그네의쓸쓸한심중으로

저물어가는저녁산을향하여우득히

그렇지만힘차게불어제끼는낭만에대하여

그러다가또

먼바닷가에당도해서는

먼수평선에부터

밀려오는조수를바라보며

해무에아득히

해안선을돌아돌아서

내트럼펫소리를우득히불어제끼면서

아득히

멀리사라져간

젊은날의옛꿈을연주하다가

어느

사랑하던사람들의

보고픈얼굴을그리워하며

트럼펫으로불어봐야쓰것습니다

허면

이제는가뭇없이

멀리로사라져간인연들이

아득히먼곳에서부터트럼펫소리가되어

내게다가서는것이었습니다

아,

꿈이여

다시한번!

따순창가에앉아

가만눈을감아봅니다

2:36꿈이여다시한번-트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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