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볕 한가로운 날

맑은겨울볕이참좋은날입니다

먼사찰아래약수터로약수를받으러가는길에

한낮상오의따사로운볕을쬐며

호숫가에머물렀습니다

바람없는이런날은사위가고요롭습니다

인기척하나없는호수

청둥오리가떼를지어

얼음이채얼지않은중심으로

오로로모여햇볕바라기를합니다

북녘하늘

몇만키로를날아와

고단한날개를쉰다고생각하니

미물이나사람이나사는일이쉽지만은않단생각을합니다

너희들도추운모냥이로구나

그래얼마나고단터냐

장갑을끼고

간단히몸을풀어봅니다

호수상류에는

빙어낚시터를개장하였습니다

겨울방학을맞은아이들의목소리가

아득히멀리에서들려오는길을

서행을하며건너다봅니다

양지바른산아래에다

예쁜집을짓고살아가시는황혼의주인장의행복함이

따스하게전달돼오는날입니다

저햇볕바른거실에앉아

이겨울의한가함을소일하실그한갓진마음

세상을향한관심을

짐짓줄이고줄여가면서

세상사만수산드렁칡에휩쓸리지않고

저잣거리에

마음엉쿨어지지않는

진짜배기산골살이의여여한마음

까마귀노니는데

절대가지않는백로의독야청청

그것이야말로

시골의참살이가아닐까

그런

생각을해봅니다

약수터아래에도착하여

물통을들고일주문을지나오르니

겨울볕따사로움이가득한요사체뒤란

바람벽으로앉은겨울볕풍경이

마음고요히

침잠에이르게합니다

마음한갓지게

아늑하고도고요로운날입니다

돌아와

겨울볕따스하게비춰드는

창아래에앉았습니다

그리고

여여한마음이되어

며칠간

미뤄놓았던

書冊에깊이드는

좋은날의상오입니다

  • 1:58겨울나무(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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