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설이 만건곤하니
BY glassy777 ON 2. 10, 2015
아침출근길에서편으로넘어가는하현달을
무연히바라보다가
문득
재작년이맘때돌아가신엄니를생각하다
어제퇴근무렵부터쏟아지기시작한春雪
바람함께엄청나게휘몰아친다
금새산천을휘덮으며시야를가리며펑,펑,펑
다시금소강상태를보이는가싶더니만또쏟아진다
저춘설이어지럽게나니는산천으로
지나간십년저편의세월속에어머니가께신다
참모질고서러운세월을살아내신엄니
며칠전부터
아침식사시간을한시간앞당겼다
엄니와의대화시간을늘려볼요량이다
요즘팔순노모의입맛을사로잡은커피란놈
해서
구정선물로들어와창고에묵혔던놈을
꺼내서엄니앞에서엄청존놈이라고포장을뜯었다
성경책읽듯떠듬떠듬
커피곽상자에박힌글자를읽으시다가
오리지날을오리지랄로읽으시고
당신도뭔가이상하신지갈갈갈갈,,,웃으신다
아침햇살퍼지는안방보료위에앉혀드리고
이미자의[흑산도아가씨]를달력에큼지막하게써서
엄니앞방바닥에펼쳐놓고선에
두母子가봄날의아침을노래한다
이노래를엄니께글씨를큼지막허게써서드리니
돋보기넘어로손짚어가며따라부르신다.
‘우째맴이처량허다.’
-2004년2월21일치매에드신어머니께노래를가르치다-
아리답고어여쁨도이슬따라사라지고
저녁바람불어오면고운향기흩어질걸
하필이면잎이다진그때가되어서야
모든것이덧없이허무한줄알겠는가
-법안스님-
눈이그친저녁
사위가고요롭게저물어간다
십년전세월을자꾸잊어버리시는어머니
잃어버린세월을찾아드리려고가르쳐드렸던노래
그노래[흑산도아가씨]를
나즈막히불러보고또불러본다
눈이그치고노래도그친저녁
석고상같이서서빈들판저편을건너다보는데
불빛들이둘이됐다셋이됐다하며
눈앞에서흔들리며젖는다
엄니,
그녘에도눈이내렸던가유?
- 3:04흑산도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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