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만두국을 끓이며
BY glassy777 ON 2. 16, 2015
안해가가게로나가며
엊저녁가게에서직접빚었다는
떡국만두를주방식탁에내놓으며
맵지않게내입맛에맞춰빚었다고한다
룰루랄라앞치마를두루고선에
냄비에알맞게물을끓이는데입맛이솟구쳐
입안으로군침이돈다
안해가주방에내놓은오래묵은조선간장을
한숫갈넣고떡첨을우선넣고
또다시가열하여끓였다
그리고안해의정성된손길로빚은
만두를가득넣고다시
불길을조종하여
다시가열
어린날엄니가부엌에서그래셨듯
안해가또엄니마냥그랬듯이
국자에국물을떠서
호호불어가며
간보기
흠..조금싱겁구먼?
네맛도내맛도아니게닝닝하여
조선간장을작은국자로가늠하여넣고
다시금간을보니깐두루?
환상의비율로
주금이닷!
다끓이고는우선에만두맛이엄청군침이돌아설라므네
만두한개를넣는순간의식감?
이게뭔맛이지?
고기대신에영양만점인무우말랭이를
속재료로넣어빚었다더니만
맛이진짜주금이다
엄마표진맛
안해표정성맛
비록만두는안해가빚었지만
요리?는내가했으니
나는야,요리사
구정세밑을며칠앞둔
한가로운날의
떡만두국
안해는경상도상주댁이라
그곳에서는만두를빚어먹지않고
걍떡국만끓여먹는풍습이었다는데
이젠충청도식으로만두를빚는다
그것도아주맛나게
정성가득
떡만두국을먹다가문득
부엌에서하얀앞치마를두르시고종종거리시던
젊으셨을나이의어머니가생각나고
젊으셨던아부지께서
이즈음의푸른보리밭이랑으로내손을이끌고가셔서
겨우내푸르던보리싹을뚝,끊어서입에물고
보리피리를불어주시던아부지
이즈음의세밑이면
잊었던혈육들이무릎앞으로다가앉는다
아부지엄니께이떡만두국한사발가득
무릎앞으로내밀고싶은날
그리워지는부모님
그리워지는옛날의설날
아부지,
인쟈지가보리피리를부시던
아부지나이를훌쩍넘어서이렇게아부지를그립니다
아부지가술이얼콰하시면가끔부르시던
손인호의[동백꽃일기]를불러봅니다
하마남녘에는동백꽃몽오리가열려
화들짝,봄이왔다고합니다
이렇게떡국을먹으며
또나잇살을먹어가면서이제사
고단코힘드셨던아부지의심중을
깊이혜량케됩니다
아부지,엄니
에미가만두를아주잘빚어놔설라므네
혼자먹기가뭣해서아부지엄니무릎앞으로
한그릇가득끓여서올렸으니
구정명절앞서맛을
보시길바래유
아부지,엄니
세밑이가까워지니깐두루
한살을보태면서
고얀히눈가가화끈거리면서
엄청보고싶구먼유?
손인호-동백꽃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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