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캐러가는 봄길
BY glassy777 ON 2. 20, 2015
휴일이라뒹굴방굴
침대에서느긋하게일어나다
조반을먹자마자운동겸안해와함께
냉이캐러가는봄길
벌써대처에서왔던자식들이
산간마을을떠나간다
마을회관스피커만산간마을을멍하니내려다보는
명절지나고요로움에든마을
명절한낮노인회관앞에나란히앉아
봄볕바래기를하시던어르신들은
아직안나오셨다
산아래마을부터울부부를따라오던
개두마리가끝끝내따라오는데
어르신이타고가시는
오토바이소리에
놀라서
밭둑으로도망을갔다
다시먼시제각이보이는
아련한산아래로
아련히
봄이오는풍경
봄빛
겨우내눈길에덮여고립되다시피한
산아래외딴집에도
담장을고치는지
망치소리멀리들려오는
봄길건너
봄빛
마을앞느티나무에도
어렴풋이봄빛
농사를시작하는산간마을윗쪽
밭둑위나무마다에
볼그족족
봄빛
하늘복판을날아가는새의날개에도
봄빛이어린다
지붕을덮었던두터운눈이
낙숫물되어떨어지길
며칠
파종을기다리는
텃밭머리에도
봄빛
봄안개해살거리는
산간마을고운햇발아래
봄빛
양지쪽봄나물
지난가을밭고랑에소주병삼형제
그위로도해맑은
봄빛
산을넘어가는
고갯마루양지녘에서안해는
봄나물을캔다
뿌리가제법실하다
이즈음의이른초봄의냉이맛이일품이라
향기도진하고영양도만점
산아래시제각으로
살포시내려앉은
봄빛
봄기지개를켜는
고옥툇마루에도살포시내려앉은
봄빛
아랫마을에서윗마을로넘어가는
낮은구릉을지나는
고갯마루에도
오소소흙이무너져내리는
봄의소리봄기운서려
봄빛
다시아랫마을로내려가는
고즈넉하고고요한길
그길에도
봄빛
흐미!~움벙의물을퍼내면
살이통통한미꾸라지
오골자골하것다
물가에눈부신
봄볕
선영아랫밭이랑을따라
포근히내려앉은
봄빛
외양간소를대신해서
논을갈아엎고
밭을갈아
봄농사를시작할트랙터옆으로
자기가할일을해줘서고마워!~하는황소의
순하디순한눈빛으로도
봄빛
한가함으로길게누운
산간마을의풍경
그언덕배기로도어느덧
봄빛
봄농사를시작하려고
밭둑에쌓아놓은
퇴비더미에도
봄빛
과수원유실수가지끄트머리마다에
봄물이올라서눈에보이게금방새순을틔우려는
저기저상그러운
봄빛
산아래쪽
응달에는아직도얼음이녹지않고
길가양달에는얼음이녹아
농사를채비하는
봄빛
안해와나란히봄노래를부르며
집으로돌아가는산간마을
그아래논배미에도
눈이부시게
봄빛
엊그제까지만해도두터운얼음장아래로
물흐르는소리만들려오던
시냇가에도
졸졸졸시냇물이
봄볕아래반짝이며맑게흐르는
봄길에서만나지는
포근한
봄빛
성당아래로얼룩소들이
봄볕아래한가롭게봄님이오는좋은날
봄님이오시며포근히그려내는
아름다운풍경속의
봄빛
돌,돌,돌,맑은봄물이흐르는
개울을건너서봄맞이를가는안해의콧노래소리
봄,봄,봄
얼음녹은
맑은물들이휘돌아휘돌아서흘러가는
봄,봄,봄
봄빛
집으로올라와
베란다소청마루에나란히놓인한라봉을
안해와하나씩나눠먹으면서
시큼새큼한봄내음에
한쪽눈을감고
바라다보는
소청마루
봄빛
따끈한블랙커피에
맛난과자를적셔먹으며
안해와두란두란부부간의긴봄이야기
주방씨크대위로말끔히세수를마친봄나물
채반에깨끗히씻쳐놓은냉이와
그상그러운향기
퍼져나아가는
집안으로
한가득차오르는
행복
봄빛
가만가만읊조리는
김영랑의시를암송하며
정훈희의꽃동네새동네를
나직나직따라부르면
오시는봄
마음그득히따스해지는
봄날
돌담에속삭이는햇발같이
풀아래웃음짓는샘물같이
내마음고요히고운봄길위에
오늘하루하늘을우러르고싶다
새악시볼에떠오는부끄럼같이
시의가슴을살포시젖는물결같이
보드레한에메랄드얇게흐르는
실비단하늘을바라보고싶다
-詩김영랑-
꽃동네새동네
Share the post "냉이 캐러가는 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