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의 생애 (17) : 별
누야,할무니어디가셨어?

나두모올러

히잉,할무니는나뻤어

아무케두건너마을로마실갔셨나부다

누야,나엄청배고파

이그..좀가만있어봐

어여빨랑나밥달란말여

얘는?쪼금만지둘리란말여

알써

야..가마솥에딱한사발있는데아뭏케두아부지밥이지싶어

내는모올러누야언능샘에서찬물좀길어와

너는내가니종인지아니?

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아홉..아홉반의반..반의반..반

치잇!~니가떠와라내는몰른다

누야,그냥고무줄놀이하러갈려구그러지?

남이사!

이따가할무니들어오시믄다일러바칠꺼야머

아라써..알았다구

밥만갖다주믄우티키혀

또왜그려

찬장에멸치볶음이나무짱아찌갖다줘

니는손없냐?

할무니한테일른다?

식구들은다어데가셨데

누야는배안고파?저녁안먹어?

니가고봉한그릇다먹고는머?

아..미안해나만배불러서

잠깐?누릉지가어디있을틴데

아마아랫찬장미원봉다리옆에있을껄?

아..여깃따

방콩도많이섞였어

맛있겠다

누야,배고플틴데어여먹어

그래..우리식구들들어오실때까정마루에가서앉아있자

그래그래,근데날이어둑어둑미서워

사내자식이머가무섭다구그러냐?

누야는한개두안무서워?

머가무섭냐무섭긴난한개두안무섭다

누야?저기별좀봐

어디?

쩌기헛간지붕용마름윗쪽에엄청나게밝은별이떴어

그래..난두보여

우리미서운데핵교서배운노래나불러볼까?

그려..내가부르면니가따라불러?

응..누야

가을밤외로운밤벌레우는밤초가집뒷산길어두워질때

엄마품이그리워눈물나오면마루끝에나와앉아별만셉니다​

가을밤고요한밤잠안오는밤기러기울음소리높고낮을때​

엄마품이그리워눈물나오면​마루끝에나와앉아별만셉니다

또불르까?

응..또불러줘

해도과꽃이피었습니다꽃밭가득예쁘게피었습니다

누나는과꽃을좋아했지요꽃이피면꽃밭에서아주살았죠

과꽃예쁜꽃을들여다보면꽃속에누나얼굴떠오릅니다

시집간지온삼년소식이없는누나가가을이면더생각나요

누야..괜히코끝이시큰거려

그려..나두그렇다

왜식구들은안들어오신댜..날은어두워지는데

햐아..저별은참이쁘다

바람이서늘도하여뜰앞에나섰더니
서산머리에하늘은구름을벗어나고
산뜻한초사흘달이별함께나오더라
달은넘어가고별만서로반짝인다
저별은뉘별이며내별또어느게요
잠자코홀로서서별을헤어보노라

누이야,

우티키그곳씨애틀에는봄이오기는했어?

참오래간만에소식전하네?

이번설명절에는우째전화두한통읎어?

먼일있는겨?

엄니계실적에는그래도가끔씩전화넣더만

그려..뭐무소식이희소식이랬잖여

근황은막내를통해전해는듣고지내

작은매형다녀가시면서누야소식두들었어

누야생각나?

어릴적에곧잘누야와함께마루끝에나와앉아별을헤이던저녁말여

식구들은다들로밭으로건너마을로윤식이네사랑방으로마실가셔서안들어오신저녁

괜히무서움을많이타는누야를짓꿎게놀려먹던일이이저녁생각나네?

인쟈우리한생애도이렇게저물어가네?

참보고싶다

3:06신영옥(YoungokShin)-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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