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의 생애 (18) : 황혼의 바닷가
봄님이

어디까지올라오시나?

동구밖에오실라나?

오시다가엊저녁춘설에놀라

멀리남녘어느항포구로물러가시지는않았는지

어제부터

봄님이엄청기다려진다

봄님을맞이하러

섬진강매화마을로내려갈까나

아님황혼이곱게지는서해바닷가어드메쯤

백사장에앉아턱을괴고선에

수평선저너머에서부터오시는

봄의정령을맞아

아득히

먼길이라도떠나

황혼의바닷가를찾아갈까나

40년저편의군대시절

3년간을행복히도바닷가에서맞이하였던봄님

그청신하였던젊음으로

가없는바닷가벼랑을치오르는해풍을벗삼아

머리위를선회하며봄노래를부르던괭이갈매기몇몇

염세철학書에취해

버겁고힘들었던그바닷가의젊음

무릎세워왼종일앉았던

그사구언덕으로치오르던모래바람

모래바람이눈에들어가쏟아지던눈물

수평선이왈칵,다가와

무릎사이로후드득,

떨어지던눈물

銀波

그시절은어디로갔나

그청신했던한시절은이제

영영오지못할세월저편으로

가뭇하게사라져간것일까

덜컥이던철모아래반듯했던눈썹

맑고초롱초롱영민했던눈동자아래오똑한콧날

아름다운청년이고자

항용반듯한심성이고자

군용건빵바지에워키토키하나와책한권을찔러넣고

군용자전거를타고내달리던항포구마을

그언덕배기를내닫던한시절

몽돌이예쁘게차르륵,차르륵

파도에부딪히며해변의물소리와

귓가에하루내서성이던

그바다해안가언덕

책속으로

까무룩..빠져들다가눈을들으면

문득

눈물지게아름답던

황혼의바다

그바닷가에는

하마봄의정령이당도하셨을라나?

2:30조영남-황혼의바닷가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