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의 생애 (19) : 외나무 다리
안타까운

우리젊은날

맺어지지못하고헤어져간

내첫사랑少女야,

너지금창가로설핏뜬

저새하얀눈썹달을올려다보느뇨

신촌역에서완행열차에몸을싣고

지독한안개를헤치고당도했던그철로변

일산을지나가며작은간이역과

짙은안개

망초대궁흐드러지게피던길

너와걷던그길끝에서

문득

만나던외나무다리

그외나무다리에서

나란히앉아바라보던

봄하늘을날아가던

학한마리

그렇게너도젊은날의

안타까운세월속으로훌,훌,날아가버리고는

빈하늘

우리첫사랑은그렇게맺어지지못하고

긴세월이흘러가고야말았구나?

이제쯤에는어느귀여운손자의할머니가되어있겠지

나도세월이그렇게하여이렇게늙어가는구나

복사꽃능금꽃이

피는내고향


만나면즐거웁던

외나무다리


그리운내사랑아

지금은어데


새파란가슴속에

간직한꿈을


못잊을세월속에

날려보내리

퇴촌의어느작은교회에들어
눈물로우리첫사랑을기도하던그때그자리
눈물에아롱거리던우리둘의시야에
신록으로눈부시도록아름답던
퇴촌그강변 그논배미로날아오르는던 뜸북새 신발에찌걱거리며쫓아오던 미사리강변의 흰모래 은모래 이렇게신새벽부터여태까지 너와의풋풋했던젊은날 그시절첫사랑을 그리노니 내생애 첫사랑을그리면서 그때자주불렀던옛노래를부르고또부르는데 커튼사이로스무닷새하현달이떴구나 너도어느하늘아래에서 나같이저달을올려다볼까나? 너도아직나를잊지않고 생각이나해줄까? 첫사랑은맺어지지않는거라지만 첫사랑의이름자와내이름자는무덤까지가져간다는 먼나라영국속담으로위로를삼아보지만 아,

세월이그렇게하여

가뭇없이흘러간한생애 안타까운

우리젊은날

맺어지지못하고헤어져간

내첫사랑少女야,

지금창가로설핏뜬

저새하얀눈썹달을나와같이

너도올려다보느뇨?

이렇게너와나의첫사랑은

저눈썹달같이사위어져

한생애가

저물어가는구나

세월이그렇게하여.. 어여쁜눈썹달이

뜨는내고향

둘이서속삭이던

외나무다리

헤어진그날밤아

추억은어데

싸늘한별빛속에

숨은그님을

괴로운세월속에

어이잊으리

외나무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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