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사, 혼수禮
혼삿날이가까워지니

예복을갖춰야할격식을치루러

아이들있는곳으로올라가다

사돈양반을만나결혼예에대한

전반적인상의를폭넓게나누면서

허례와허식을과감히생략하자는쪽으로

상충됨없이원만히마치고한복과양복을맞추기위해

길을따나는데날씨한번화창타

양복을맞추는일을얼마만에하는지모르겠다

이젠기성복세상에서가봉이라는단어도

아프리카나라쯤으로굳어져설라므네

잊혀져서가물거린다

큰넘도양복을맞춰야겠기에합석

두예비며느리와나들이

34년식똥차가못나가면

32년식세단이추월하는수밖에

별도리가없음이렸다

제넘제수씨에게혼수예복을얻어입는마음

어떨까모올러

흠마..요즘유행양복이저렇단말시?

에이..카라가영판내스타일이아니굼서나

아..좌측스타일이내겐딱이다

안해에게귓속말로간지럽게속삭여본다

여보..나파격적으로나비넥타이나매볼까나?

의외로찬성을해주는데고얀히간지럽다

호텔보이같이얌체같이가볍게보이지않을까나?

이거야..원

양복기지고르는일은안해의몫

예비며느리들과상의하여

젊잖고고급분위기로

선택을잘해주니

걍응할밖에

와이셔츠는나비넥타이용으로맞췄다

나이들어서나한테어울릴까나?

에이..이것도용기닷!

가봉공화국대통령이입는다는VIP양복집

가봉을보름후에다시올라와마쳐야한단다

이리저리몸을재고허리둘레를둘러서줄자를재고

고얀히쑥쓰러워지는것은왜일까나?

양복전문가의저포스를좀보소

내체형과얼굴을보곤금새색감과양복기지를

몇가지선택권해준다

흐미..넥타이는또요즘유행이

저런것들이란말시?

작은애야,

나는나비낵타이가좋타

예,그러셔요.멋지실거예요.아버님!

험,험,험

최종완결로마무리짓고

한복집으로고고씽~

오징어로얼굴가면을쓰고온동네를주름잡으며

고성방가로진탕질을쳐도누구하나

나무라거니지서에신고치않았던

저인심후하던시절의

그함진애비봇집도

오랜만에반갑고야

하이고..이쁘기도혀라

비단이장수왕서방도울고갈고운색감의한복감

마치잔치집에온듯눈이화려타

족도리의형형색색노리개가얹힌모양을

가깝게보기는처음이다

어린날에저족도리가파르르떨리며

연지곤지바른새악시볼과함께

한없이신비롭게보였던것이

저족도리였느니

아..눈이부시고아프도록화려한우리네한복

아이들을에우는

이런날이오고야말다니

세월이봄언덕강물위로흘러가는

작은나룻배와같으러니

아..나도할아부지같이아부지같이

그렇게세월앞에마냥흘러서

이렇게한갑자를돌아

혼주자리에서느니

세월이잠깐이고

아련히무상함이로고

작은애는이것이이쁠거같구나

큰애는이것이어울리겠고

먼노무한복하나짓는데두어시간이나걸리까나?

옆에서지둘리는남자들은좀이쑤셔주글맛

두넘들은손폰으로시간을잘도보낸다마는

나는지루하고좀이쑤시고이게뭐시냐

에이..속으로비단이장수왕서방노래나흥얼려야겠다..머

그래도살면서이런날이기껏해야두어번이나찾아들까나?

그렇게생각하니지루하기는커녕

마음이금새밝아진다

사람은언제나마음먹기에따라

행과불행이찾아드는법

이제거의다마무리짓고는

나보고맞춘한복을대충보여주는데

한복윗도리는흰색에잔잔한자수꽃무늬를놓는단다

치맛단은검정계열에잔잔한흰무늬

참으로고풍스럽고도기품이있게맞추었는지고

흐미..한복가격이왜이리비싸데냐?

작은며느리가쓰러진다쓰러져

하지만오늘은좋은날

중심을잡자

중심!

한양땅에올라온김에

참새가어찌방앗간을그냥이야지나갈쏘냐

책방에들어현란한한복감에어지럽힌

눈씻이를좀해야쓰것다

세상에서이렇게편안한공간이

어찌또존재할까나

마음이편안해지면서

마치타향에서헤매돌다가고향마을로돌아온

그런안온함

아..사방으로책을둘러치고살던

그젊은날의한토막이

아련히떠오른다

저..이시집여기있나요?

아..예

잔잔한

들꽃무늬치마에감킨詩集

그날이언제였더라

아..안타깝게흘러버린내젊은날의

책방의한장면이아니던고

그희미한실루엣에겹쳐지는

봄날

이즈음의봄날

이제는세월이흘러책마져컴터로읽는세상이렷다

참세월무상이로고

큰넘이제넘엄마가

구두를신고종일내발이아파

쩔쩔매는것을보고는안해에게운동화를사준다

흐미..안해가입이벙그러져수지맞았다고

왠떡이냐고좋아라한다

저녁은아이들입맛을쫓아가먹어주기로했는데

먼노무퓨전음식인지일본식이다

온통젊은이일색이고

나이먹은사람은안해와나

세상처음보는음식

네명이각자다른음식을시켜서

이맛저맛다보기로했다

맵고고소하고들척지근

나는소고기덮밥을시켜서그런대로입맛에들어왔다

내마음은엊그제다녀온

섬진강변매화마을에

다시앉은듯

행복한

참,참

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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