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의 생애 (20) : 찔레꽃

초파일이지나가는절기

입하가지나간절기에서

한낮에는제법등까머리가뜨겁다

자전거를타고운동을나가는데

어느골짜구니의꽃내음

평소도보로도넘던사찰의오르막을올랐다가

자전거전용도로를한참따라내려오는

내리막길의바람을가르며

달려와머무는벌판

모내기마친논배미에서

개구리소리아득히들려온다

절기따라잠시

스쳐가듯피어나는꽃어여쁘고

풀꽃반지만들었던꽃

발아래가득

꽃을보면서옛노래를불러보는

자전거운동길

집에당도하여

샤워를마치고는어머니자주나앉으시던

베란다소청마루에나가

어머니를생각하다

어머니가화분에잔잔히돋아나는잡풀을

하나하나씩뽑아화분가에

빙둘러널어놓으던

어머니화분

그러면서

어머니가미성으로

가느다랗게부르곤하시던

찔레꽃

이즈음의절기에자주입으로흥얼거리시던노래

1941년에백난아의가느다랗지만애수찬

흘러간세월저편의찔레꽃

저녁판에

요구르트에과자한봉다리사들고

할미꽃이피었다머리풀고날아가버린

어머니계신

산소에나댕겨와야쓰것다

어머니,

이렇게애비의세월도

어머니세월을뒤따라무삼히흘러갑니다.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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