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食口

엊저녁큰애와작은애내외가내려왔다

반기문마라톤대회참석겸

겸사내려온아이들과

조촐한가족모임

읍내정육점에서쇠고기근을끊어다가

신선한육회를푸짐하니만들어

유쾌하니맥주를마시다

한밥상에둘러앉아함께맛난것을먹는사이라는

아름다운우리나라만의토속어

食口

작은며늘아가새로들어와늘어난

식구의훈훈하고도든든함

주방에안해혼자가아닌

둘의뒷모습을바라보려니고얀히벙벙하니흐믓하다

삼대가둥근두레상에둘러앉아

대청마루에앉아먹던

유년의어느날이

다가선다

할아부지

할무니

아부지

엄니

그리고큰누나작은누나에막내동생

옛날식구지나가고

새식구가무릎아래로다가앉는세월

눈을감고

이즈음의유년의어느좋은날

대청마루며담장아래꽃밭머리에멍석을내다깔고

온식구들이모여앉아먹던조반

그날들이

아슴아슴다가서는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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