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는 지고
BY glassy777 ON 6. 1, 2015
허무토록
자취없이사라진봄날
아침운동으로자전거를타고
기어변속을하지않고집까지올라오는
언덕길을허덕허덕올라채다가언듯밭머리에서
아카시아향이날아와코끝을지나가는향기에옆을보니
한껏만발하여농익은아카시아
그를사진으로박아놓은것이
엊그제였는데
어느화창한봄날의
십년세월로아득히멀어진추억
한강변끄트머리인암사지구를지나서
무슨취수장인가로접어들며
오솔길로자전거를타고
멀리까지나갔다
나는꽃을따서입한가득넣어주고
나또한꽃을따서입안에넣으며
입안가득향이퍼짐의
달콤한미각을
느끼며
서로를바라보던
시절
어느덧십년세월저편너머로
아득히멀어진추억의아카시아향기
매년아카시아꽃이피어나면
떠오르곤하는추억
그리워지는시절
초동친구가
동창회에나갔더니
총무일을보는화순이와나만
남모르게챙겨차에살며시실어주던
꿀벌들이꽃에앉아꿀을따다가
뒷다리에뭏혀와벌통입구에다쌓는다는
귀하디귀한화분
조석으로티스푼으로떠서먹는쌉싸롬한향내
그꽃내음가득한화분에묻혀오는
꽃가루짙은향기
그친구가
아카시아꿀을채취했다고
안해는그친구가했으면절대정직한꿀이라고
6병씩이나사오라고부탁한다
너무진해서망사에걸르는데
걸죽히밑으로걸러지지않게찐한眞꿀이라고
방금연락이와설라므네고향마을로
막넘어가려는참에
아카시아꽃
그추억에아련히
깊이들어본다
아..세월이너무도빠르게
무삼히지나간다
허무토록
자취없이사라진봄날
아카시아의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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