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는 지고
허무토록

자취없이사라진봄날

아침운동으로자전거를타고

기어변속을하지않고집까지올라오는

언덕길을허덕허덕올라채다가언듯밭머리에서

아카시아향이날아와코끝을지나가는향기에옆을보니

한껏만발하여농익은아카시아

그를사진으로박아놓은것이

엊그제였는데

어느화창한봄날의

십년세월로아득히멀어진추억

한강변끄트머리인암사지구를지나서

무슨취수장인가로접어들며

오솔길로자전거를타고

멀리까지나갔다

나는꽃을따서입한가득넣어주고

나또한꽃을따서입안에넣으며

입안가득향이퍼짐의

달콤한미각을

느끼며

서로를바라보던

시절

어느덧십년세월저편너머로

아득히멀어진추억의아카시아향기

매년아카시아꽃이피어나면

떠오르곤하는추억

그리워지는시절

초동친구가

동창회에나갔더니

총무일을보는화순이와나만

남모르게챙겨차에살며시실어주던

꿀벌들이꽃에앉아꿀을따다가

뒷다리에뭏혀와벌통입구에다쌓는다는

귀하디귀한화분

조석으로티스푼으로떠서먹는쌉싸롬한향내

그꽃내음가득한화분에묻혀오는

꽃가루짙은향기

그친구가

아카시아꿀을채취했다고

안해는그친구가했으면절대정직한꿀이라고

6병씩이나사오라고부탁한다

너무진해서망사에걸르는데

걸죽히밑으로걸러지지않게찐한眞꿀이라고

방금연락이와설라므네고향마을로

막넘어가려는참에

아카시아꽃

그추억에아련히

깊이들어본다

아..세월이너무도빠르게

무삼히지나간다

허무토록

자취없이사라진봄날

아카시아의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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