休, 낙동강 칠백리
경부선고속도로를

한참을달려내려가다가

휴게소에들어유월의강물

금강을내려다보며잠시쉬다

금강에살으리랏다


아카시아꽃핀유월의하늘은

사뭇곱기만한데

파라솔을접듯이

마음을접고안으로안으로만들다

이인파속에서고독이

곧얼음모양꼿꼿이얼어들어옴은

어쩐까닭이뇨

보리밭엔양귀비꽃이으스러지게고운데

이른아침부터밤이이슥토록

이야기해볼사람은없어

파라솔을접듯이

마음을접어가지고안으로만들다

장미가말을배우지않은이유를

알겠다

사슴이말을하지않는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핀유월의언덕은

곱기만한데..

-노천명詩[유월의언덕]-

강물을따라

하냥없이가고싶었다

그래서떠나온

낙동강칠백리여행길

인륜지대사와

나의病수발을치루어내고

상큼하게머리스타일을바꾼

안해의표정도

유유하게

강물을따라흘러간다

고생많았소!

참으로고맙고고마운지고

얼마나힘에겨워고단한세월이었을고..

病과의긴터널을지나온

모진세월

흘러가는강물따라

저렇듯흘러가고나니

아..편안타

힘들었던한세월

이또한모두지나가리라..라는옅은희망의끈

그끈을잡아준안해

낙동강칠백리

먼길을따라가기전

병치례로

근육량소실되었음의보충을겸한

맛난점심으로

구미에서시작되는

낙동칠백리여행초입에서

안해가사주는

고소한육질의식사로든든하게에우다

내가좋아하는고택을찾아가는

낙동강칠백리길

모내기를막끝낸

눈부신유월의햇살이쏟아지는

보훈의달

현충일

태극기조신한고택

그담장으로장미붉게피어담장을넘다

문중의대종손께서직접거하시며

살뜰히관리를하시며

관광객을맞으신다

우리부부를보시더니

시원한음료를직접내오시며

융숭하니대접을해주신다

어느집안이나종손으로

가문을지키며잃어가는법도를살려지켜가시며

이풍진세상에서비켜앉으신

두분의고택에서의

일상

노년기에저보다더편안하시게

심신을쉬시는이가

어디또있을까

문화재청인지지방자치단체에서인지

매달두양반께고택을지키며

불편함을기껍게감수하시며

옛것을지켜내시는

두분께다달이

보답을한다니

이또한

얼마나다행다복한일이런고

[新]

논어에서

옛것을익히고새것을알면남의스승이될수있다고했다

이런곳에서면

고얀히길나그네마음이풍성해지면서

내면깊숙한안쪽에서안도가되면서

참으로흐믓하고여여해진다

청랭하니불어오는

유월의맑은산천을돌아온바람

장독대에

쏟아지는햇살로

구수하니익어가는된장냄새

구수함으로

슬그머니

토담아래작은문을지나

후원뜨락으로

퍼져나간다

이얼마나사람냄새나는

인정살이더냐

이얼마나사람다웁게살아가는

안온하기이를데없는

노년기의삶이더냐

고택의추녀아래풍경도

유월의풍광이되는

고요롭디고요로운

유월의한낮

어르신내외께공손히손을모아

인사를드리고돌아나오는데

너무나맑고밝은유월의햇살이

마당으로한가득눈부시다

이런곳에서문득느끼게되는

사람으로써살아있음의행복

그를

내면깊숙히담아간다

오작당에서불과얼마떨어지지않은곳의

또하나의고택인양진당을찾다

오작당이큰집이고

양진당이그아래라고하는데

조정선생의고택으로써

상주고을

대종가의祭先청사

부수적으로

친인척간의친목을도모하는睦姻

즉,

혼례의공간으로집안의화목을취하며

독서의공간으로건립되었단다

경사진지형에위치한

고상형건물로서

대문을들어서면서

가문의기품이느껴진다

양진당이라는편액이

중앙에걸려있고

통재기둥은

하부를방형

상부를원형으로

다듬었다

풍양조씨장천파문중에서

관리를하며보존됨에

옛것을홀대하는

현세태에서

참으로

다행스러운일이다

마루에올라

넓은듯안온키그지없는

마당을내려다보면서

자애로움

한가득배어있는

고택의고즈넉함에

무연히

깊은생각에잠기다가

인조8年에벼슬을버리고

이곳으로내려와지으셨다는

검간선생

詩한수를읊다

내마음안뜨락가득

몇세기를넘어와울리는동질감의

詩울림

벼슬을버리고돌아와서

병으로휴양을하네

세상을싫어해

넋을숨기었네

스스로

가련해지는구나

이내몸쇠잔해졌음이

만사를지으려하니

스스로목이메이는구나

해우소에들어소피를보는데

청정한산내들바람이

낙동에서불어와

시원한

풍광과어울러

앞과뒤를넘나든다

후원을천천히거닐면서

다시읊어보는

선생의詩한수

늙은나이에

편안함의복을누린것은

용란의띠를두른곳에

살았기때문이러니

품은뜻은어찌타

싫은세상을돌아지금사왔던고

그대위하여만사를쓰니

해로함에눈물이

앞을가리네

관리를하시는거처로

초대를받아

따순

차한잔을대접받다

칠판에쓰인한가한세월

의병의날

망종

단오날에

하지

한켠으로

문중의족보

漢詩에

깊은관심을보이는내게

기껍게문집까지한권

선물로내놓으신다

한가롭게나누는

閒談

양진당고택에대하여

마루를어찌이층구조로지으셨는지

아흔아홉칸긴긴구들장은어찌놓았는지

그런소소한내력까지도들려주신다

오랜된두레나무

살아나길바랬더니

재넘어상서로움이

심히무너졌네

한번의병으로인한

피로와근심은

모든즐거움을앗아갔네

영화와슬픔은

사람이합하지못하니

지나온길또한

슬프기짝이없도다

낙동강수중보의하나인

낙단보로향했다

유유히흐르는낙동

그먼산마루

그위를흐르는구름

그위높은중천으로이리저리

획을긋고지나가는

비행雲

살아간다는것이

어느한시절부침을당하여

인생의한획을그으면서살기도하는법

그우여곡절들로점철된

우리네인생살이

그를헤쳐온’

이제사

유유히흐르는강물을

우람히막아서는

수중보

그아래서다

다시

그위로길게뻗어나가는

눈부신유월의

길을간다

집을나서며

자전거를싣고올

그생각을못하였구나

연전에

운길산역에서

안해와함께남한강변자전거전용도로을따라

화천댐을향하여나란히달리던

힘찬폐달

안해의

싱그러운미소가

강물을따라달리던자전거길

그강변으로하냥없이이어지던

눈부시게아름답던길

그좋은날을

다시금만들어야쓰것다

수중보공사를하면서

강변모래사구언덕을까내리다가

맞딱뜨린양각과음각으로새겨진마애불

부처님의

온화하신미소아래엎드려

삼배를드리다

모쪽록건강히

안해와길동무되어

나란히황혼을넘어가는

多情한도반으로

깊은

강물같은심신으로

여여한마음함께나누며

그렇게그렇게살아가고싶사오니

넓은도량불심으로

받쳐주시옵기를..

낙동강을굽어보는

누대를향하다

한가롭디한가롭게

관광객서넛

세월따라

흐르는

강물

강바람

높은누각

강바람시원한다락에올라

유장토록흐르는낙동을바라보며

아득한옛시절

어느유월의한낮강변에서

스스로지어본산문詩를

가만가만암송하여읊조려본다

멀리훈풍으로달려와

이내머무르는나루터

강물이잔물결로여울져퍼지다가

파릇한풀포기를건드리고

나무등걸밑둥으로맴도는

강가에미류나무한그루서있는여울목

미류나무잎새마다에반짝이던바람

하얗게부서지던그미소

아직도

눈부신유월의햇살로남았을까?

강가에미류나무한그루서있는

그풍경속에서

턱고이고왼종일

강물이나바라보며앉아있고싶은

이쓸쓸하고고요한날

울담장으로

저렇듯장미넝쿨화려하게넘어가는

계절의한복판에서서

나혼자쓸쓸히

누군가가그리운날

그강가에

홀로서있는미류나무이고싶다.

아..이한밤자고

내일은또어디로갈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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