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밥
신새벽깨어일어

서책을하다가그만

엄니생각

어제형님생일이라서

남한산성에서오랜만에형님내외를모시고나눈

형제의정그끄트머리에

엄니생각

이렇게세월이흐른연후에야

더욱미안스레사무치는

모정

누가내이름을부르는지

아님내이야기를하는지모르게자꾸귀가가렵다

어느먼날이련가

햇살밝았던날

대청마루기둥스피커에서는

[김삿갓북한방랑기]가막끝나고

정오를알리는시보가뜻뜻,뜨으으읏!

책보를꺼내마루에펼쳐놓고

숙제를하는머리맡으로

오랜만에한가한

엄니의표정

문득

반짓고리에서무언가를가져오시더니

나를당신무릎에눕게하시고는

귓밥을파주셨다

행주치마에서나던

바람냄새

마당의닭들의모이쪼는소리

그러다가귓속에서천둥치는소리

살짝인상을찌푸리며엄살을떨며아얏..아!

신새벽

먼하늘나라에서

들려오는환청

애비야,

시원하지?

야..시원해유

지인께서우편으로기껍게보내주신

책을읽다가가만덮으니

책등이시렵다

3:04나윤선고향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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