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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일기 (3) : 길
BY
glassy777
ON 7. 6, 2015
매일같이
두시간이상을걷는다
그길을걸어가면서
많은단상들이길처럼길다랗게이어지곤하는데
마치책장에꽂혀있던
오래묵은책들이하나둘씩꺼내져서
잊어버렸던
잃어버렸던옛추억들을아주세밀히
씨줄과날줄로직조되어졌다가는
행간과행간으로풀어져
가슴으로안겨온다
어느세월은슬픔으로
또어느세월은
아련히
생각사록
사람이살아가는한생애는
홀로고독한길이라는생각에이르곤한다
그길에는언제나
이름모를들꽃들이피어나고
뻐꾸기가울어
생애한순간마다에
외로움을달래주곤한다
어느날부터인가
글을쓰면서행간마다에
마침표부호를찍고싶잖았다
마침
모든것에서의끝이라는것
왜국문학자들은이렇게마침표를찍었을까
옛날종이를쓰던시절에야
행간을표시하면서절약하는의미가있었겠지만서도
현대컴퓨터자판으로는종이낭비같은
그런필요성이사라졌음에
그냥행간만바꾸면
되지..싶었다
많은부호에서마침표하나만
행간밖으로밀어냈다
살아가면서
길이끝난곳에서
또다른길로연하여이어지는일
막막히길이보이지않다가도
또다른풍경으로이어져그길을걸어가는것
그런곡절로이어진길이
우리네모두의인생이라는생각이다
자갈길로
길이낮아졌다고
어느길에서
끝이안보이게길이끝났다고
한숨쉴일이아니다
세상천지간
폭풍우가불지않으면
아름다운논빛으로펼쳐지는
넓디넓은논배미가없어진다면
자연에의한공기정화가
이뤄지지못한다면
어찌살아갈까
이풍진세상으로불어닥치는
바람의정화
산소의8할을생성한다는
너른들판의논배미
어느시인의詩에서처럼
인생의8할은바람이었다라는표현이
철학이내재되어진것이라는것을
이즈음에서야깨닫곤한다
오늘도나는걷는다
모든근육량의소실로인하여
마라톤선수가무색케가늘어진
종아리근육을키우는일을우선해야만한다
자꾸만아래로가라앉는마음을다스리는일또한
저너른자연속으로걸어가는일뿐
다른무엇도
이보다마음에위안을주지는않는다
아무리가뭄이들어도
논배미의벼들은땅힘을받고꼿꼿히자리를잡는다
그것에서나는배운다
자연을따라가면서자연에다모든것을얹어
배우고또배워가리라고
길이끝난길위에서
잠시방향을잃고한때비틀거렸지만서도
나는걸어갈길이남아있고
그길은멀고멀다
오늘도
현관에걸어놓은운동복장
모자에
시계를차고
장갑을단단히끼고
엉치뼈에무거운허리물통두통을가붓히걸치고는
어질고
의롭고
예의바른
지혜로움으로
오늘도나는걷는다.
5:49
-진주라천리길(1941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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