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집에

안해는어제먼여행에올랐지

늦은잠자리에서그만안해의알람전화에화들짝깨어일어

하릴없이이리저리서성이기만하다가는

뭣하나손에잡히질않는다

침대에서맘껏뒹굴방굴느리게

아침도귀찮아간단히먹었는지말았는지모르게

하심심해서

생뚱맞게도서가에서내려읽는항우장사이야기

力拔山氣蓋世

힘으로는산을뽑아올리고

기운은세상을덮고도남는다

이글이참좋아

젊은날한때거실큰액자에다

정비석씨가쓰신붓글씨를넣어두고바라보던생각이나서

이아침항우장사편을심심파적으로다시읽는다

읽다가심드렁해져설라므네

따순차한잔을거뭐쥐고선에뒷베란다로펼쳐지는

고요한아침풍경을바라보다가

거실가득음악을걸어놓고

하염없이앉았는데

작은며느리의손전화가와서는

고요를깨뜨린다

"아버님,저녁몇시쯤올라오셔요?"

"뭐시라?"

"오늘저희집에서가족식사하기로한날잊으셨어요?"

"그으으래?오늘이그날이냐?"

"맛난거많이준비할테니맛이없으셔도흉보지마세요."

"머..요즘퓨전음식인가뭐신가가유행이더라만그렇게맛나게먹으마."

"흐흣!~"

"네성의가고맙구나."

"이따저녁에뵈어요.아버님!"

"오야..오야."

맞바로클래식에서

뽕짝메들리로음악을바꿔탔다

오늘은좋은날!

  • 53:42이민숙트로트메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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