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국가적사변을겪어내면서
시대적불운으로인하여목숨을잃은
한시대의희생양인우리윗세대의비극
형님께서소종계를주관하시러내려오시면서
두툼한서류를내게내밀었다
서울에서하다하다못하고는
고향에사는내게해보라는서류는
6.25납북피해신고서
시대의사변으로목숨을
짐승만도못하게잃어버리는비극적참사
이것을나라에서규명하여
그가족에게목숨의값어치를귀하게격상시켜
나라가나서서보상을해주겠다는
참으로좋은취지였다
하지만그서류가만만치않고
살아계셔서그를증명하고보증해줄분들이
이미거의돌아가시고없다는것에서안타까운일이었다
1950년6.25가발발하면서
집안의희망이자가문의영광까지생각토록
서울연희전문(현연세대학교)에다니시던삼촌께서고향으로
내려오셨다고한다
인민군이파죽지세로낙동강까지내려갔다가그만
전선이교착상태에빠지면서병력손실로딸리자
인공치하인각마을마다의용군을뽑아
낙동강전선으로내려보내면서
인민군의용군자원자를
모집하니
그상황에서누가선뜻총알받이나다름없는
그시대적소용돌이로나서겠는가
고향마을은가구수가꽤많아3삼동네로나뉘어
한마을단위를이뤘다
내유년기의동네는그야말로다닥다닥
골목쟁이가정겹도록처마를마주하면서자연스레
자연부락형태가참정겨웠다
동네뒷산인높은봉우리를올라마을을내려다보면
마치바닷가모래사장에조갑지들을엎어놓은듯한초가지붕들과
소를뜯기러올라가마을을내려다보면
집마다에굴뚝에서저녁연기가
피어오르면서
마치지리산천왕봉에올라아래를굽어보면
운해가골골마다꾸역꾸역생성되면서
높은봉우리가마치구름바다위
섬마냥아름다웠던
그풍광
그랬다
그렇게아름다웠던고향마을의큰동네에서
세명을차출하라는읍내내무서의명령을받고
내무서원이들어왔지만누구하나나서는사람이없었다
궁여지책으로심지뽑기를하기로했단다
그런데그만아부지가심지를뽑아들고야경악을하는사태가벌어졌단다
死地로가는심지뽑기는죽음그자체나마찬가지였으리라
그때삼촌께서형님(아부지)은부모님을모셔야하니
내가대신나가겠다고죽음의총대를메시고
읍내국민핵교운동장에서그만
당숙아저씨뻘두양반과
인민군이되셨단다
무슨좌익사상이나빨갱이가되려고자원한것이아닌
내의지나의사와는전혀상관없이끌려가
총알받이개죽을당하며잃어버린
억울하면서도소중한목숨
그것을나라에서늦게나마명예를회복시키고
보상차원으로후손에게목숨값을물려주겠다고하는데
그서류가만만치않아음성군과진천군을합해
한건도접수가되지못하고있는상태
내가몇날을들여다보고생각해도
이것은빛좋은개살구라는생각이들었다
그증인내지보증인이
친척은물론가족은더더욱해당사항이안된다니
이런정책은진심으로위로를주는것이아닌
상처아물은자리에소금격
군청관계자도난색을표하는데
딱히따지고말고도없이그냥공무담당자일뿐
그를탓할일도아니었다
맞바로국무총리실소속기관으로전화를넣어
내뜻과는무관하게한시대의희생양이되신죽음에대한
규명과명예회복적차원이라면이러면안된다고
실체적국민된실상황을조리있게접근
두사람중에한사람인칠십대인큰누이의증인도
테두리안에놓겠다는융통성과현실성있는답변을들었다
세상사모두가
개인이든국가든지간에일방은안된다
행정편의주의나내이익에만따르라는식의
일처리는불화로치달아한쪽에게깊은상처를내게되면서
반발감으로맞서게되는것이세상이치
어떤협상에도그중간에거하는담당자가
합리적이고논리적으로부합되어져만이사회가발전하고
함께동반성장되어져서로를이롭게한다는
정한이치를국무총리실담당자와
긴통화로느끼게되는
후텁지근한복중
중복이지나가고말복으로건너가는절기
각각의이기심만가득차고넘쳐나상대를배려내지는
따스함이깃든이타심하나없는작금의나라안팎
엉클어진나라만큼후텁지근어지럽다
60년저편의대한민국사변적비극으로
짐승만도못하게스러져간삼촌의주검에게명예를회복시키고
규명을지어주는대한민국의성숙되어진
정책을가만히지켜보면서
그를따라가려는마음
할무니돌아가실적소곳쟁이에비닐로칭칭감은
누런증명사진한장이떠오른다
그사진속에서사각모를쓰시고환하게웃으시던삼촌께서
그곳세상에서라도환히웃을수있도록
조카로써의예와성을다해야쓰것다
이기심을능가하는
아름다운이타심으로나아가는국민적사고의전환
긴가뭄끝에쏟아지는소나기와같은시원함
그물이흐르는논배미에앉아물꼬를보는농심과같이
막힌물꼬는트는일이전혀불가능한것일까나?
참으로안타까운세태
시절이하수상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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