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冊] 그리스인 조르바

새벽녘천둥번개가요란스레창문을후들기듯

소나기가쏟아지고나니

습기를머금은삼복

더위가엄청맹위를떨친다

안해가게에일하는아주머니중에서한분이휴가를떠나니

간만에앞치마를두르고알바를했다

안해의즐거운시선을애써외면하면서

할일을깔끔하게처리하며

집에서익힌설겆이를

세척기에넣기전

설겆이

즐거운시선을받으며하려니

점심에알바를계속할용의가없느냐고한다

슬몃귓등으로넘기면서

입으로는혼쾌히승락을했다

더욱즐거워지는표정을뒤로하고

점심한때만하는알바생앞치마를벗어놓고

맞바로도서관으로향했다

보리밥에온갖채소에들기름을두르고

포만감에가득차니책이고팠다

원체가에어컨을별랑좋아하지않는다

거실에들어서니후텁지근하니

습도가장난이아니다

안방으로들어가니

침대보가뽀송하라고제습기를아침부터가동하여

방안이깔끔하니쾌적한피부감촉이그만이라

침대등받이쿠션에등을기대고

대한민국에서제일편안한자세를유지

서책에들었다

대학시절처음읽었던책

그리스인조르바

그때숨이가쁠정도로가슴이벅차올라

바깥을거닐며하늘에뭉게구름을올려다보던그감흥을

한갑자돌아온나이쯤에서다시만나는이아폴로적인책의

감동적벅차오름

안해가복숭아를냉장실에쟁여놓아

한개를깎아먹고설라므네

바깥으로나가

공원을거닐었다

무궁화꽃이간밤의소나기로낙화

뚝,뚝,떨어졌다

발아래푹신한

조선잔디의감촉을즐기며

뒷짐을지고이리저리한동안을거닐다가

하늘로피어오르는구름을

무연히바라보다가

집으로올라오며떠오르는생각하나

인문학이점차사라지면서

점차사람답지못한세태가닥쳐드는비애

물질이넘쳐나풍부해지는데반하여

정신은점차가난해지면서

행복지수가급락되어져낮아지는

저마다의험난해지는세태

진정한인간다움의길이무엇인가

깊은사념에드는저녁이다.

다뉴브강의잔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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