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나기
BY glassy777 ON 8. 7, 2015
함께사시던
어머니께서돌아가시면서
집에달았던에어컨을안해가게내실에또추가로달아버렸다
집이워낙에나바람이잘넘나들고시원하게바람길이잘나설라므네
앞뒤베란다로솰솰바람이청청하다
아무리더운여름한철도
삼사일선풍기를틀뿐이지그냥지내곤했는데
엊저녁은그게아니었다
어머니생전에부자가서로수박을좋아해서
수박한통을사다가놓으면
숫가락하나꽂아놓고
어머니와번갈아
이삼일만에
비웠다
그즐거움도어머니계시지않고요양중이라
이젠옛날여름먹거리로끝이났다
왠간해서는덥다는소리를별랑안하는데
어제는34도를넘으면서길바닥이
후끈달아올라바깥을
걷기조차후텁
들어오다가말고편의점에서
캔맥주를사다가쟁여놓았는데이것또한요양중인내게는
안해의지청구감이라망설망설
맥주한캔정도는그닥괜찮다는기사를읽고는
책을읽으며씨원한맥주한잔
여름나기의끄트머리에서
내일이어느덧입추절기로다가섰다
풀벌레소리가밤중으로또르륵,또르륵
열대야를거의못느끼던참에
엊저녁새벽3시쯤깨어일어침대에서뒤척이다가
서재에들어책읽기로모면코자하는데
의자밑엉치가땀에젖는지라
안해수면방해가안되도록
책을펼쳐들고이리저리걸어댕기며서책에들다보니
새벽5시에여명이희끄므레밝아오면서
침대에서선잠에설핏들었는데
안해가운동가자는소리에퍼뜩,일어나
어리버리운동을다녀왔다
어제오늘최고치더위가맹위를떨치다가
입추절기에수그러진다는예보
다시엊저녁읽던책을베란다소청마루에펼쳐놓고
완독을하면서집안으로드나드는
청랭한바람을맞이하며
맥주한캔
그리스인조르바에서취하는한줄
진정한행복이란이런것인가
야망이없으면서도세상의야망은다품은듯이
말처럼뼈가휘도록일하는것
사람들에게서멀리떠나사람을필요로하지않되
사람을사랑하며사는것
삼복절기가운데
이런호사가또어디에있으며
금강산신선놀음이어디따로있다더뇨?
더위와목마름에는
표면으로찬이슬방울이맺히도록
차갑디차가운캔맥주한잔이그만이라
다시서가에서
또한권의책을선별하여
여름나기의막바지를마무리해야쓰것다.
53:42이민숙트로트메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