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친구들의부름을받고올라가는서울

얼마전부터셋이서함께하자던

북한산등산약조를내건강이허락치않아차일피일미루던차에

친구둘이서산행도중에내게

북한산골짜기에서막걸리라도함께마시며

얼굴좀보자고그예끈불러올린다

술한잔하고하룻밤자고가야한다며차를놓고

시외버스로올라오라고지도?까지한다

그래..오늘은친구들이시키면시키는대로하자

친구들이멀리에서나를찾아주니

이아니좋은날이런고?

아흐!~시외버스에전철에시내버스를갈아타는

긴여정을마다않고선에줄창전화를넣는

친구의지시를따라몇번출구로나와

몇번버스를타고진관사입구에

내려설라므네또전화를

받아가며들어가는

북한산아래

북한산의우람한풍광에후텁지근하던

등까머리와시야가시원타

서울사는사람들은등잔밑이어두운법

이렇게좋은풍경속을거니는

즐거움을모르고

그저밀리는고속도로로만나서서달려

엉뚱한에너지를소진시켜가며먼곳으로만가려고

고생을자처하는것은아닌지

사라져가는

한옥마을을복원하려고

정성을들이는흔적이역력하다

진관사

십수년전의어느날

천도제를지내며스님이보여주시는바라춤을

절마당귀퉁이에서서넋을놓고

바라보던그곳이아니던가베

진관사가는길이많이도변하여

어디가어딘지가늠을못하며

막걸리장소를찾아

오르락내리락

개천다리를건너텐트촌을지나려니

가는여름끝자락을즐기려는

가족단위인파

조금떨어진외곽에는

젊은사람들의아기자기한텐트촌

계곡을끼고더내려와

또개천다리를건너라는지시를받으며

아래를보니시원한물놀이를하는동심들의즐거운웃음소리

파전에막걸리를준비해놓고

한길까지마중을나와먼길을달려온나를

반갑게맞아주는40년지기막역한

다정스러운내친구들

막걸리여섯병과파전두판을비운연후에

끝없이이어지는옛이야기에살아가는현실의부대낌들을

술기운을빌려끝없이이어가는유쾌함으로의

스트레스를확,날려버리는술자리

나또한요양중이라서극구멀리만했던

막걸리매니아의술고픔을

걸쭉하니풀어내다

낮술의취기가얼콰할즈음

마당차일위로쏟아지는한바탕소나기

그래..인생은이렇게취기어리게어릿어릿

산길을넘어가듯걸어넘다가

한바탕벅구니로만나는한차례소나기와같은것

비바람거세면잠시바위아래에몸을쉴일

그러면또다른길로연하여

보이지않던길이보이고

그길에서

소나기를다시만나기도하는인생길

소나기긋고

다시사방으로매미소리높을즈음의어스름녘에서야

자리를털고일어나서로자기집으로가자고

손을잡아끄는손끝의감촉

두툼한우정의감촉이었다

밝은불빛아래다시건너다보는친구

그머리위서릿발이성글어

고얀히코끝이

애려온다

지독한가난으로

고교2학년2학기에스스로자퇴를선택한

슬픈이야기를막걸리기운으로

새삼스레풀어내면서

눈가가젖어들던

내친구의

그모진세월가고이제

제천땅에공장을차려놓고주말마다에

집으로와쉬다가또월요일이면

먼길제천의생활터전을

달려가는부지런한

인생역정

양주를안마시는내게

거실장식장에서제일귀한술이라며

고급와인을내려병마개를따는데그만

술기운에콜크마개가부서지며

그좋은향기와색깔의

와인잔으로둥둥

떠다니는

술잔

부딪고또부딪다가는

또이어지는동창친구들의소식에서

각자살아가는애환이야기

제수씨는마카오라는먼나라로

처형네사업을도우며돈벌러떠나고없는집

내이부자리를안방가운데다펴주고는

샤워후자기빤쓰에난닝구를갈아입으라고머리맡에놓아두고는

술이얼콰하여자기뺨을내뺨에마구부빈다

한갑자를돌아온

긴여정끝에회한이서린

투박한우정의깊은속내가

수염까칠전해온다

어깨를가만가만다독여주는

내눈에서도저녁안개가깔리고있었다

자정즈음에딸아이가늦게들어온눈치인데

아침준비부담을지우기가무엇해서새벽길을나섰다

새벽5시15분

현관문을살그머니빠져나와걷는

도심대로의새벽공기가

엊저녁친구가

내건강을안타까워하며

우정으로부비던내야윈뺨으로와닿는다

돌아오는지하철안에서생각사록

깊어지는우정

내가너희를

너희가나를서로가이렇게사랑하는데

무엇이외롭다더뇨?

멋쟁이내친구들!

  • 2:52나의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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