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무정
BY glassy777 ON 8. 23, 2015
고향이건너다뵈는모임장소
삼거리식당으로향우회모임으로넘어가는길
친구는이불볕아래놉을얻어고추를따기에
밭머리에서소리쳐부르니밭고랑에서
먼저넘어가라고대답한다
말복도지나갔굼서나
실한백숙에찹쌀넣어옛날고향식맛을내서
푸짐하게도나온다
위형님들과아래동생들이
함께모인자리가왁짜하니흥을돋군다
권커니자시거니
회의대충끝내놓고
막걸리에소주잔에술판을걷고
펼쳐지는모포위에고스톱화투판
갑장친구9명에6명이
저세상으로길을바꿔가고
한친구는먼대구라서못오고
한친구는처지가초라하니궁색해못오고
이친구와둘이함께앉아이러저러세월이야기
그래도고향을지키며
열심히농사짓는친구있어가끔고향을넘어간다
동네아주머니의병환으로요양병원에계시다는소식에
돌아오는길에그집담너머로쓸쓸한빈집을
고개를길게빼고넘겨다보다가
고얀히불콰해지는눈자위
허리는직각으로꺾였어도아직은정정하셨는데
집으로오는길에잠시요양병원으로
문병을가는마음쓸쓸타
어머니가저렇게누워계실적에
하루도빠뜨리지않고찾아가던병상곁
평소에불효를뒤늦게후회하며명절에도찾아갔던
요양병원의암울한분위기와
음습한냄새의애슬픔
바로들어가지못하고
바깥의자에한참을앉아한숨만짓다가
아버지생전제일살갑던이웃이면서
우리집에닥쳐드는우환마다에
제일먼저달려오셨던
양반들이셨는데
병상에붙은1933년生
그리고처음대하는누구엄니아닌
낯선이름자
가져간두유를
침상을세워빨대로잡아드시게끔하면서
이러저러옛날이야기를하니
나를뻔히올려다보시더니
내이름을불러주신다
그려유
아즉까정지이름을기억하시다니유
고얀히눈물이다날려구허네유?
그저건강히몸잘추스르셔유
근처지나면반드시또찾아뵐것이구먼유
돌아오는고향길
먼풍경이
하나가됐다
둘이됐다..뿌옇게흔들린다
아..고향무정이다
고향무정(1966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