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인문열차,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마음

그리고책고픔이다가서는

가을이라서어디멀리떠났다오고팠다

평소책에대한신정보를취하고

많은책바다를써핑하기를

자주하던공간

국립중앙도서관

매년안해와한차례씩가던

기차여행을기획하던차에좋은인문학여행을

이가을과더불어떠나게되었다

그저차장가에앉아따순커피한잔을놓아두고

지나가는가을만바라보는그것으로도

틀에박힌일상에서의떠남

그자체로도멋진

가을여행

이미책을구입하여읽고떠나는

여행지에서의인문학

이멋진어느날의

나를찾아떠나는멀고먼기차여행

새벽같이서둘러서야

충청도에서청량리역에부랴부랴당도하니

마음또한청량리에서청량타

인문학여행기차에는

의외로나이가지긋하신양반들이많았다

얼굴마다에그윽한인생의깊음이배어들어

곱게늙어가시는것이보이는

편안하면서도知的인

미소와언사

어찌늙어가야하는지를

스스로가생각해보게하는여행

그저경로당에서시간을보내며

화투와잡담으로천장만멀뚱바라보다가

낮잠한숨지루한노년기가절대아닌

이얼마나세련되고도멋진발상의전환이며

살아온날들의의미를스스로의깊이를더하는

멋진한생애의노년기런가

집을떠나멀리

길을떠났다가다시돌아오는일

그런여행에서야내가나를돌아볼수있음에야

그냥먹고마시고구경만하러떠나는것

그런간단心은그저밋밋하고도

여행의참맛을모르는

소치일러니

낯선곳으로의여행에서

나를찾아가는것이내게는여행의참맛이되곤한다

산안개가

산그넘엇산으로피어오르는구름에

벗어지는산마루가몽환적이기까지하다

기차여행의백미는공간의넓음으로

쾌적함이더할나위없이

흡족을안겨주는

편안함에있다

획,획,지나가는산천이며

논밭을지나가는기차여행에서의짙어지는여수

집을떠나와

홀가분하니차창에턱을괴고앉아

하냥없는나그네심사로깊어지는아름다운생각

앞칸에서한칸씩옮겨가면서

식당칸이나카페칸

심지어책몇권을비치한독서대도존재하니

많은변화를꾀하는코레일의노력에

감사한마음까지든다

이렇게나무벤치를길다랗게놓아둔기차칸에서는

인적이없어두다리쭉뻗고누워서는

하늘과구름만올려다봤다

기차를따라오는구름

뒤로밀려가는새들의무리

산봉우리정상이보였다간금새골짜기

또다시흘러넘는구름이따라오다가는

이내먼뒷쪽산너머로빙빙..돌아가는우리강산어여쁠세

옆으로모로누워서대한민국에서제일편안한자세로

또한대한민국에서제일아름다운풍광

먼산첩첩을돌아나와

강으로흘러흘러

기차칸창문마다에

그림액자로걸리곤하는

저아름다운풍경화앞에서

어찌사람으로태어난행복함을

아무리감성이메마르다고마음詩하나

암송치못할것이며김소월시한소절읊지못하리오?

산천魚노닐다간江上으로

은빛비늘반짝이는

강물이있는아름답디아름다운풍경

다리위를지나가는소리

덜커덩덜커덩덩싯,내마음도

눈물겹도록아름다움으로춤을추는고야

이런여행지에서

불현듯다가왔다가물러앉는저아름다운강산

너아름답고야

단종애사가서려있는영월역에서

잠시섰다가덜커덩

흔들리며가는

인문열차

바로직전얼핏스쳐지나가던

청령포간이역사가

눈에밟힌다

아름다움그뒤안길에

애슬픔으로숨어드는한생애의눈물짓무름

남몰래서러운세월이

강물되어흘러가는

각자인생마다의곡절을겪어넘는

스스로만이감당해야할

혼자만에삶의몫

그고단한세월이

저산마루를흘러넘는구름이고

아름다운물빛으로아무렇지도않았던듯흐르는

저강물이아니고무엇이더냐

길을따라가면서

평행선으로놓인철길

옛날보부상들이

짚세기신고걸었을길에서

산을낮춰길을내고

산이높으면에둘러가다가

길이막히면산을뚫어가는천리길

그길에철로가놓이고기차가가는길

이길에서의세월과

걸어넘던세월

우리는

어느길이더행복했을까?

나는지금에라도

발이부르트면서라도저길을걸어넘고싶다

길을가다가앉아쉬고

산을넘어가다가산마루에서구름함께쉬고

산새도쉬어갈심심산골

잠시새벽같이떠나온여수에잠겨

의자에기대어설핏

토막잠

눈을뜨니첩첩골짜기를

벗어나지못한

강원도

두메

기차도숨이차서

잠시숨고르기를하면서쉬어간단다

왼쪽을봐도

오른쪽을봐도그저보이느니깎아지른

산능선과골짜기

산이높으면골이깊은법

인생사도그러할세

우리네인생사또한

저와같이골이깊어가며흘러가는것

하지만그길에서만나지는풍경은얼마던지아름다울것임에

그본질마져잃어버리고살아가지는말아야지

너무일에치여서살아가지도않을세

헤르만헤세의[수레바퀴아래서]의한줄

삶의수레바퀴에깔리지않으려고죽도록버둥대다가

그쳇바퀴속에갇혀버린나는아닐까?

다시금숨을고르고

거치른깔딱고갯마루를잡아채는기적소리

다시금창가에턱을괴고는

깊어지는사념

정선군청소속중년께서나와불러주는

정선아라리의한맺힌노랫가락으로

허덕허덕산을넘어간다

감칠맛을더해주는목소리

높았다가낮아지는가싶다가는

가늘었다가굵어지고

흥겹다가는

애슬픔

바깥풍경은

골이깊어졌다가는

다시넓어졌다가는다시

좁다란협곡을지나가곤한다

우리네인생길을간다

다시눈앞으로펼쳐지는

아름다운골

기차는8부능선쯤을지나간다

마치구름을타고산을지나가는느낌이다

이제는제할일을다마치고

세월의뒤안길로물러앉은조그마한간이역

문을열고나가면바로마을로이어지는

간이역사의고즈넉한풍경

고랭지채소가한가득

산아래밭마다

아름다운전원풍경을그려내니

여행객마음여여하다

간이역의기능상실로이은

마을풍물패들의신명나는노동요가울려퍼지는

놀이문화공간으로거듭난간이역

젊은날한때

사물놀이에푹빠져설라므네

안해는장구잽이로

난징잽이

장구로떵더쿵!!

징채를휘둘러덩!~~~~덩,

인문열차는다시장구소리징소리로

산을넘어간다

승객들이고요함으로오수에들어갈적에

물소리구름소리도아름아름

차창을지나간다

맨뒷칸으로가서

멀어지는철로를무연히바라보며

내지나온한세월을반추한다

아..모진세월지나가고

편안타

전국철도역사에서두번째로높은곳에위치한

나전역사에서기차도숨을고르며

잠시한가로움에들었다

다시덜컹,덜컹,세월이가듯

철로위뒤쪽으로자꾸만

멀어지는풍경

철로변메밀밭에는소금을뿌려놓은듯하다는

메밀꽃이한창이다

메밀꽃필무렵

그소설속

나귀를끌고넘어가는

충주장으로향하는길에서

왼손잡이아들을만나는허생원의속심사

그길에서잃어버린나를찾아서넘어가는장돌뱅이

그마음으로메밀밭을무연히바라보며

사람살아가는길이란게

옛날이나지금이나

별반다르지않다라는것에서의

사람의길

문명의발달로도사람의마음과인생사가

그닥별반달라지지않았다는

깊음이내재되어넘어가는

이길에서

새삼스레나를찾아가는

인문학의길여행

깊디깊어지는

마음자리

기차여행의편안함

화장실이언제나가까워조바심을없게해주는것에

느긋하고도편안한마음을안겨준다

하릴없이셀카놀이를잠시해보는

심심파적의한갓진마음

옛날장돌뱅이허생원이달빛으로넘어가나

한낮에흰구름과함께산을넘어가나

왼손잡이아들을알아차리고도속으로만삭히는

의마음

그마음으로

가만가만깊이들어본다

가도가도끝없이갈것만같았던

멀고먼강원도길

아우라지역에서기차가멈췄다

하늘높고

쓰르라미참매미소리높다

아우라지막걸리조형물에새긴글씨

내마음에도새겨간다

살면서남과욕하며싸울일이아닐세

싸워서얻는것보다잃는것이

더많음을아는까닭에

되도록이면에둘러

그리팍팍하게살일이아니다

국립도서관측에서준비한점심이

곤드레나물밥이었다

어찌나맛나던지

진천에서먹던어설픈곤드레밥이아니었다

안해의연이은감탄

그려..음식의원조인정선에서먹는맛

그식감을한동안은잊지못할것이다

기차에서버스로갈아타고

아우라지로향하는길

주인장없는

빈나룻배한척

뱃사공아,

나좀건너주시구려

남성적인구절천과

여성적인골지천두물줄기가어우러져만나는

아우라지

잔잔하게흐르는골지천에

낚시꾼

강을따라가는산길에

아우라지돌비석

산아래

물레방아돌아가는주막

푸른굽이로

여량면여량5리를

무장무장흘러가는강물

이아름다운정선고을에서

아라리한대목어찌안듣고는

그냥이야갈소냐

전통을이어가는

정선토박이의향토사랑

그들의限소리는

우리들의어머니소리며

아부지소리였다

어머니가문득생각나

눈시울이화끈

생전에정선아리랑을참잘도부르셨던

어머니의음성을듣는착각

어머니의젊은색시적이

저러하셨을까나?

눈이올라나비가올라나억수장마질라나
만수산검은구름이막모여든다
명사심리가아니라며는해당화는왜피며
모춘삼월이아니라며는두견새는왜울어
앞남산의뻐꾹이는초성도좋다
세살때듣던목소리변치도않았네
삼십육년간피지못하던무궁화꽃은
을유년팔월십오일에만발하였네

전수관너른창으로

아우라지풍경아련타

버들잎한잎훑어서

아라리장단에

맞춰부르는

한낮

또다른곳에서는

양반뎐의해학이한창벌어지고있었다

잔치집차일아래

희뽀얀흙마당

어머니종종대시던

부엌

옛날이

느즈막가을햇살아래

고요롭다

어머니가흰행주치마에

손을닦으며맞아주실것만같은

마당귀퉁이

목화솜두툼한이불이얹힌안방

그봉창을열면

목화솜흰구름이지나간다

해거름에떨어진

복숭아

멀리떠나온여행객의

내마음에

초록물

꾸역꾸역피어오르는

흰구름

가을을준비하는

과실나무

아부지담배심부름하던

아리랑담배에새겨졌던삼색무늬

오래간만에아부지냄새

매콤한

담배냄새

어화둥둥

이려..이럇!!이노무소가?

훈장님계신서당

아라리나한수배워볼까나?

슬며시발소리낮춰

대문을뻐져나와

하늘을보니

뜨겁던한낮이가고

어슷어슷한산그림자

목이컬컬하여

정선장에들었다

이리기웃

저리기웃

수리취떡

하나에입안으로도는감칠맛

가을은가을인가베

고추밭을매러가면

어머니가양푼한가득보자기에담던

고추장떡부침개

먹걸리와의궁합

강원도수수부깨미에

무생채로입맛을돋궈보다가

모듬전추가로막걸리한병

주인장이직접강에나가잡으셨다는

민물고기튀김의맛은놀랍도록식감을휘어잡아

막걸리한병이금새바닥을냈다

정선장에가시거들랑

이것한번꼭막걸리함께잡숴보소

저잣거리를어슬렁느릿느릿

이리저리구경타가

콧등치기국수

한그릇

쪽깃쫄깃콧등을치며넘어간다는

맛깔스러운강원도

향토음식

정선에서

때를에우는식사음식으로는

그으뜸이다

황기가유명타는정선

어찌황기막걸리를마다하리오?

안해한잔

나한잔

주거니받거니날저물고

저녁해기진하게넘어가는

정선역전

느릿한저녁해

철길건넛산

중턱의옛집한채가참고요롭다

가련다떠나련다

어린아들손을잡고

감자심고수수심는두메산골

아부지가부르시던노래한소절

정선이란깊은뜻

착한사람들이사방팔방으로모여사는고을이란

착하디선한정선땅

나도착한사람이되어

정선품안에서하룻동안잘노닐다가느니

잘있거라

철마야어여가자꾸나

날이저무는구나

산그림자밑을지나

작은간이역을스처지나가며

멀어지는정선아라리한대목

정선의구명은무릉도원아니냐
무릉도원은어데가고서산만충충하네
맨드라미줄봉숭아는토담이붉어좋고요
앞남산철쭉꽃은강산이붉어좋다
봄철인지가을철인지나는몰랐더니
뒷산행화춘절이날알려주네
정선같이살기좋은곳놀러한번오세요
검은산물밑이라도해당화가핍니다

(국립중앙도서관소속아가씨가사진을박아준다)

정선에만해당화가피느냐

안해얼굴에도동박꽃피었나니

행복이란무엇이며

인문학이무엇이더냐?

길위에서길을찾아떠나는여행

나를짐짓잃어버리고살아온날들에서

나를찾아가는인문여행

아우라지뱃사공아배좀건네주게
싸리골올동박이다떨어진다.
떨어진동박은낙엽에나쌓이지
사시장철임그리워서나는못살겠네
개구리란놈이뛰는것은멀리가자는뜻이요
이내몸이웃는뜻은정들자는뜻일세
왜생겼나왜생겼나네가왜생겼나
남의눈에꽃이되도록네가왜생겼나

아리랑아리랑아라리요
아리랑고개고개로날넘겨주게

고맙다

책세상아,

고맙구나

인문열차여행

조선일보어수웅기자와

조블에관하여많은토론을하다

문화부기자로조블에더욱관심을기울여달라는

나의신신당부에굿센악수로화답을해주는인정살이

어찌세상을꼭이문을남겨서만

살아가리오?

어느때는손해나는장사도

아라리인것을..

검은산

물밑이라도해당화가핀다오.

강물따라흘러버린꿈같은내청춘
사랑타령눈물타령모두가허사로다
젊음도가고꿈도가고꿈마져다털렸네
남은건저강물에서성이는달뿐일세


흘러가는강물속에옛꿈이남았는지
임자손에끼워주던은가락지생각나네
한때는이내몸도귀하신몸이였지
황혼에물든얼굴술사발로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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