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정선아라리
BY glassy777 ON 9. 11, 2015
젊은처녀적에훈장이셨던외할아부지서당
그아래봉당아래서
어찌어찌한글(언문)을깨치셨다던울엄니.
밤마다이마을저마을로숙영낭자전에옥루몽을
언문을깨친죄로밤마다불려다니셨다는엄니의남다르셨던총기.
그긴정선아라리도줄줄줄
서울강동구노인대표로라디오며시계를상품으로타오시던그총기를
고향으로내려오시며조금씩흐릿해지시다가그만
치매에드시면서잃어진엄니의세월.
그래도어디를가서노래로흥이나시면
그예의정선아라리한대목을하셨다.
블로그가없어진다기옛날게시물들을정리도할겸사
들여다보다가어찌어찌나타난컴퓨터속에저장되었던사진들과
어머니와의아련한세월.
십년이훨씬지나고도생생한기록물.
이런세월들이다없어진단다.
참으로어머니와의세월
일기록이허사로다.
우리집시어머니
날삼베질삼못한다고
앞남산관솔괭에놓고서
날만쾅쾅치더니
한오백년못살고서북망산천가셨네.
앞으로보니옥니
백이뒤로보니반꼬두머리
번들번들숫돌이마
반죽잘죽툭툭차던우리시어머니여
공동묘지오시라고호출장이왔네.
동내어른들들어보세요.
우리시어머니뒤로보면왕대골
앞으로보면숫돌님
고리눈은전등팔
옥니배기주객택
자래목등곱새
배불래기수중다리
밥자루쥐고야날때리더니
강림도령모셔가더니지금도소식이없어요.
네팔자나내팔자나두동베개마주베고
북통같은젖을안고잠자보기는오초강산일글렀네.
마틀마틀장석자리에깊은정들자.
네팔자나내팔자나네모반듯한왕골방에
샛별같은놋요강발치만치던져놓고
원앙금침잣베개에앵두같은젖을빨며
잠자보기는오초강산에일글렀으니
엉틀멍틀장석자리에깊은정만두자.
산진매수진매야
허공중천에뚝떠나가는밤보라매는
훨훨날아이산저산넘어
깊은산중고목낭게하루밤을쉬어나가는데
이내몸은훨훨날아서갈곳이없네.
산진매수진매휘휘칭칭보라매야
절끈밑에풍경달고풍경밑에방울달아
앞남산에불까토리한마리를툭차가지고
저공중에높이떠서빙글뱅글도는데
우리집저멍텅구리는날안고돌줄왜몰라.
당신은날마다고갈적에시치고빼치고
행주치마둘러치고분홍치마메치고
앞문치고뒷문치고
앞벽치고뒷벽치고
열무김치칼로툭쳐
소금치고오이김치
초치고가장에야단치고
날마다고가더니
영월평창다못가서날찾아왔네.
당신이날마다고울치고
담치고열무김치소금치고
오이김치초치고칼로물치듯이뚝떠나가더니
평창팔십리다못가고서왜또돌아왔나.
우리댁의서방님은잘났던지못났던지
눈한짝까지고다리한짝뿌러지고
곰배팔이매장치고조선팔도구경을갔는데,
삼사촌만나두고는내배만타러오게.
정선읍내물레방아는일삼삼삼육십팔
마흔여덟살수물네개의허풍산이는
물살을안고비빙글배뱅글도는데,
우리집서방님은날안고돌줄을왜모르나.
우리댁의서방님은잘났던지못났던지
얽어매고찌거매고장치다리곰배팔이
헐게눈에노가지나무뻐덕지개부끔떡세쪼각을
새뿔에바싹매달고엽전석양웃짐지고
강릉삼척으로소금사러가셨는데
백복령구비부디잘다녀오세요.
영감은할멈치고할멈은아치고
아는개치고개는꼬리치고
꼬리는마당치고
마당가역에수양버들은바람을맞받아치는데
우리집의서방님은낮잠만자느냐.
우리네서방님은잘났던지못났던지
안안팍곱사등이한짝다리장치다리
한짝팔은곰배팔이북통배지장구통대가리
벼룩먹은당나귀에은전한짐짊어지고
영월청천꼴두바우에화토재치로갔는데
이십공산삼십대비만펄펄일어주게.
석자보명허리띠를한복판에찔뚝부뜨러메고
웃그림바우아랫그림바우오르내리더니
대꼬리바리만큼한총각놈의새끼들욕을하지말아라
너보다가우지신사도신갈보라고한다네.
정선읍내영월평창꼴두바우길주명천고사리당골로
돈벌러가신낭군은돈이나벌면오잔소
북망산천에가신낭군은언제나오나.
너나내나죽어지면석새베한필에돌돌감아
노가지나무열두대설흔두명우대군에북망산천찾아갈제
어호넘차올라가서발락자빠져폭폭썩어질인생들
이후맘일랑도척같이먹지를맙시다.
니나내나죽어지면오동나무댓가래
전나무연춧대둥글넙적짐을실고
공동묘지떠둘러메고땅에폭파묻혀죽어지면그만이아니냐
남듣기싫은소리를멋하러하는가.
너칠자나내팔자나한번여차죽어지면
겉매끼일곱매끼속매끼일곱메끼이칠이십사열네매끼
참나무댓가래전나무연춧대수물두상두꾼에너호넘차발맞추어
시방시대개명말로공동묘지석자서치
홍대칠성깔고덮고척늘어지면은
어느동기어느친지가날찾아오나.
네칠자나내팔자나고대광실높은집에
화문등요보료깔고
원앙금침잠벼개훨훨벗고잠자기는
오초에도영글렀으니
오다가다석침단금에노중상봉할까.
네팔자나내팔자나원앙금침돋워베고
인물평풍법단이부자리덮고자기는아주영틀렸네
이웃집호박넌출아래라도낮잠자고가자.
느티나무그늘아래둘이만나속삭일제
옷고름서로매고굳은언약맺었더니
조물이시기하여맹서또한허사로다
적막한빈방안에홀로앉아생각하니
지나간일꿈이러듯하염없는긴한숨만
쉴새없이나오니
답답한이심사를어이달래볼까.
니나내나죽어지면이쪽에여덜저쪽에여덜
이팔이십육옐예섯이떠둘러미고
북망산천찾아가서조막광이푹푹파고
폭끌어붇으면폭썩어질걸
고만한걸가지구서랑영태를트느냐.
니나내나죽어지면육전장포찔끈묶어
소방산대틀위에덩그렇게떠들너메고
상두꾼아발맞춰라초롱꾼아붙들어라
어호넘차다버리고사실공동묘지
홍대칠성깔구덮구살짝누어가며는
푹죽어질인생을
알뜰한싫은소리두하지두마소.
달은밝고명랑한데
동해를구비치는관동명승경포대
호수에물이맑고백사청송
좋은경을무심히바라볼제
스며드는찬바람이옷깃을스칠적에
임여인내가슴엔번민과고통으로
아름다운이풍경도좋은줄을모르니
닥쳐올이설음을어이참아볼까.
미화돈한치야금바위고리는
스므고리가이십사시간고장이읍시잘두나찧더라
우리집에외공이방애는왜그리고장두많나.
사절치기강낭살이요삼절치기콩무거리
이절치기갑산태밥을통노구에다
오그레밧짝끓여나는데
지속읍는간부낭군은어디루갈라구버선신발하나.
사졸배기강량쌀에육모배기메밀쌀에
오구랑이같은감자를통녹이안에서
오글복족끌른족족노나먹지는못하나마
한달육장오일닷새로자조상봉합시다.
산비탈굽은길로얼룩암소몰아가는
저목동아한가함을자랑마라
나도엊그제정든님을이별하고
일구월심맺힌서름
이내진정깊은한을풀길이없어
이곳에머무르니
처량한초적을랑부디부지마라.
산적적월황혼에임생각에사무치어
전전반측잠못일제
창밖에저두견은피나게슬피울고
무심한저구름은달빛조차가렸으니
산란한이내심사어이풀어볼까.
산진매야수진매야하방천지보래매야
꽁지차고방모차고잔솔밭허중태기로
이비비비돌아가는산진매수데
임자당신은돌구돌어서빈방안으로오시지.
산진매야수진매야해동천전고대야
방을단장배기단장임철사에건너지고
강원도금강산일만잡구이천봉
삼만잡구사천봉팔만구암자
십이일봉을봉봉이안구들어가다가
괴목나무아래잠시잠깐멈칫체를하건마는
우리댁에정든님은왜바루가나
새벽달지새고서리친고요한밤
홀로난간을의지하고애수에잠겼을제
처량한실솔성은이내설음자아내고
창망한구름밖에외기러기슬피울며날아가니
울적한심회를어이할까.
세파에시달린몸만사에뜻이없어
홀연이다떨치고청려를의지하여지향없이가노라니
풍광은예와달라만물이소연한데
해저무는저녁놀을무심히바라보며
옛일을추억하고시름없이있노라니
눈앞에온갖것이모다시름뿐이라.
알뜰살뜰그리던님차마진정못잊겠고
아무쪼록잠을들어꿈에나보자하니
달밝고쇠잔한등잠이루기어려울제
독대등촉벗을삼고전전불매잠못드니
쓰라린이심정을어따호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