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길

논둑을걸어가는데

논배미에벼가익어가며

물이엄청맑습니다

사과도발갛게수줍은가을한낮을

옆구리에수통과토마토두개에

천도복숭아한알을챙겨

가을길을걷습니다

어느덧은행잎도노랗게

벼나락도누렇게

하늘높푸르게

가을입니다

구름이참그림같이

어여쁜날

수로에는물소리찰찰찰..쉼없이

가을들판을흐릅니다

걷다보니산길로접어들어

산으로이어지는길

해바라기도아닌것이저렇게사람키를넘는

큰꽃대궁은처음봅니다

이리저리기웃거리다가다시

되돌아산길을내려갑니다

해맑은가을

높푸른하늘을치어다봅니다

토종코스모스는새악시연분홍치마같이

하늘거리며가을바람따라

아름아름합니다

이길은왕복3시간은족히걸리는

멀다면먼길이지만

길가풍경들이

하나도힘들지않게

가을바람함께등뒤를밀어주며

볼따구니를쓰담쓰담

걸음새낭창낭창

거뜬하게걸어가게끔

산내들바람이산을넘어들판을건너와

내등을떠밀어도와줍니다

어느덧가을이라고

낙엽이떨어져잎사귀색감을

가을색으로물들이는가을한낮의눈부심

잎사귀마다에태양을담아

반짝거리며나뭇잎마다가을뽐냅니다

뿐입니까?

가을들판의벼나락이따끈뜨끈한가을볕으로

알알이알곡이영글어갑니다

가만귀를모으면

하늘을지나가는바람소리

숲의풀벌레소리

솰,솰,솰

내가좋아하는풍경에서

잠시쉼을취하고

토마토를한입베어물면

톡,터지는싱그러운과즙에도가을입니다

한입베어물고

물결파르르~건너오는건너편가을산을

가늘게실눈을뜨고바라봅니다

참아련토록

행복한마음이됩니다

팔각정으로올라

사방에서불어오는시원한가을바람을맞으며

큰대자로누워서시간여를걸어오느라

이마에맺힌땀을닦습니다

모자를벗고벌렁누워서

어릴적동요를나직나직불러보다가

나중에는크게국민핵교적음악시간인양

목청껏크게불러봅니다

그러다가졸음이사르륵,몰려오는통에

잠시만눈을감는다는게그만

깜빡잠이들었습니다

아..귓가를스처가는꿀벌나니는소리에깨어보니

물결소리찰랑찰랑가깝습니다

이제다시눈부신가을길을걸어

집으로가야쓰것습니다

  • 1:16퐁당퐁당
  •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