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영화감상 - 매양이 좋은 날

매양이 좋은 날: by glassy777

나홀로 영화감상

BY glassy777 ON 9. 20, 2015

안해는모임에가고

나홀로집에

집거실에서스카이라이프안테나로

영화한편을감상하다

영화배경이

꼭이즈음의가을이다

첫사랑고교시절이

아련하게떠오르면서화면가득펼쳐지는

수줍던그때그시절

버스안의저풍경들과

왁짜하던소리가

귓가에들린다

갑자기사라져버린세월

닥쳐온주름진얼굴

윤기잃은흰머리

저싱그럽던청소년기를지나

여드름빼곡하던이마며

모표며모자

단추

마치담요의감촉이었던모자의질감

깡통의질감이었던단추

도자기재질학년표식

그세월과겹쳐지는

어여뻤던소녀와의첫사랑

영화줄거리나내용은그닥중요치않았다

그냥멍하니건너다보듯꿈결같이흘러가는세월만바라보면서

세월저편으로아득한눈의촛점만모았다

첫사랑그니도영화속윤여정같이수줍은미소를

아직도곱게간직하고있을까?

예쁜교회당에서나란히무릎을꿇고

기도드리던그강변

내빛나던눈동자와

그니의귀여운볼우물과마주치던

내청소년기의아름다운시절을멍하니

안락의자에푹파뭏혀감상하면서

촛점을잃었다가다시

모으길몇차례

지나간옛시절의첫사랑그니를

이렇게하냥없이넓어지는가을들판에서서

교복을단정히입고모자를반듯하게눌러쓰고

내이름표반듯하게교복에붙여놓고

기다리면..기다리면다시금그니가

먼지폴폴나는버스를타고

돌아와줄까?

참풋풋하고아름다웠던한시절이

아득히멀리에서다가왔다간

멀어지는한낮의영화감상

지금들판에는

들국화가한창이다

詩낭송

사랑해서미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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