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가고

와인세트에서덜틉틉한병을열어

아들넘들과둘러앉으니

안해는우럭각시마냥육회를만들어내온다

하나는조선간장으로만

하나는양념육회

명절음식의느끼함을깔끔히

입안정리를마치고

운동을삼아걷기에나서는

오랜만의가을길

수변길을걸으려고농다리를건너

성황당을넘어가다

많은사람들이가족단위로나와

함께하는가을길나들이

가을가뭄에수량이줄어든수변길

그끝출렁다리를건너

잠시休

저녁햇살에사위지는

가을한낮

산그림자지고

어두워지는수변길의고요로움

달이베란다창위로낭낭히떠

마을을비춰준다

아들은키워

안사돈과며느리에게넘겨준다던가?

사나흘함께지내다가

후다닥,처가로올라가는

자식넘하나

섭한표정이어리는

안해얼굴을바라보며다시나서는

남은식구들끼리의나들이

티브이와손폰에점차대화가퇴색되어지는

멀뚱명절의新풍습도

엄청유감이다

그저모든대한의국민어른없이손폰에다가

추석명절까지값없는싸구려떨이로후딱,팔아버렸다

명절상밑으로열심히카톡을해대며

명절상위로는건성건성

진중함의실종

헛제사명절이다

대한민국어디를가나

어느가정을들여다보나마나

한결같이거개가똑같다

참,참,참

그나마대화와유대감을찾아가는길은

이렇게야외로나가함께

가을길을걷는일

두런두런앞에서거니뒤로쳐지거니

이야기도함께가을길을간다

청소년기에는내절제된통제아래

말없이따라와줬던아이들이

청년기가돼설라므네

내건강염려땀시거꾸로나의식생활이며

운동하는방법까지세세히통제

나를타이트하게챙긴다

생각사록고맙고

기분좋은절제된통제의

뒤바꿈이아니던가?

모든화두는건강이돼버린우리세월

그세월이애련타

구불꾸불원두막

이세대의교차점이엇갈리면서

무장무장흘러가는세월

쉬어가는인생길이

연잎아래그림자로잠시어린다

아이들이다올라가고남은

집안의정적

세월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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