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의 생애 (22) : 길을 지우며
BY glassy777 ON 9. 30, 2015
아침해가희끄므레떠오르는
안개자욱한소롯길을걸어갑니다
절기가서늘하여
안개가득시야를가리는데
마음오히려아득히고요합니다
이제는걸어온길을
지우며가는법을배워야겠습니다
가슴훤히누렇게익어가는황금벌만
눈앞에담아가고자마음길을
다잡아봅니다
한때푸르렀던잎사귀도하나둘낙엽을준비하는
저자연의지혜로움을배워야쓰것습니다
억지로천년을푸른잎으로만매달리려는
착각과추함은절대부리지말아
자연스럽게받아들이고
지나온길을하나씩
지워가며걸어가야겠습니다
중핵교적왕복50리길을저신작로로
아주힘겨웠지만행복하게걸어서
3년을댕겼습니다
그길에는미루나무나란히
양옆에서우리를향해서있었고
그아래에는이맘때미루나무버섯도
아무도몰래나무뒷둥으로소복했습니다
그길에서소나기를만나나무아래하늘만올려다보다가
비가긋고건넛산그넘어에무지개가
둥긋하고도예쁜크레파스모양
피어오르는길을바라보며
동무함께걸었습니다
그초동친구들은이미이세상에없습니다
9명의불알친구에서6명이
저개울을건너가더니만
다시이쪽으로건너오질않습니다
그냥나혼자
안개자욱한길을지우면서
지나간추억또한지우면서걸어갑니다
날아온자욱을남기지않고
허공을지워가며홀로날아가는새와같이
지내온길을
지우며걸어갑니다.
2:56최희준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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