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이 있는 풍경

집을떠나와낯선곳에앉아보는

여행은참좋은것입니다

이렇게좋은가을날

남들간다고휩쓸리듯몰려댕기는

시끌뻑적한단풍놀이를가는그반대방향으로

나름대로의고즈넉한가을을향해떠나볼일입니다

손에책한권

달랑들고떠나와

무연히가을을완상하는마음자리

집을떠나온여수

그것이곧가을로깊어짐이거늘

어디로

이가을을맞으러

요란스런마음이되려고떠날까요

무작정집을떠나와

낯선곳에서종일내앉아있는고요로움

책장을넘기다가먼산바래기

동요한소절부르다가

파란가을하늘

우러르고

시한귀절생각키우다가

뒷짐지고성당뒷뜰을서성이는마음고요

갑자기먼데가그리워져

고개를숙이는

침잠

큰나무그늘아래

가을바람넘나드는앞뒤로트인

한적한마음자리

책에서눈을떼고

성모상앞을찾아가무릎을꿇고

깊은기도올릴적에

무릎아래로다가앉는

그리움

수녀관오르는언덕배기

출입이금지되어

오르질못하고

바라보다가

성당뜨락만이리저리거니는

눈이부신가을한낮

벌판으로

벼베기가시작된

이가을날이산아래까지넓어진다

가을깊어

하늘구만리

아..너도가고

나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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