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해함께
아침운동을겸사
오체투지108배를하러
가까운사찰을찾아가는아침
아침햇살이어찌나맑은지마음상쾌합니다
대웅전법당마루로비춰드는
해맑간가을빛이문창살에어리는데
유년의어느아침할아부지계신사랑방에서
화투로오간을띠시는옆에앉아멍하니바라보던
아침식사전의문창호지로어리던밝은빛의투영을
이아침에선명한기억속의실루엣으로가슴한가득안겨듭니다
유년의기억저편에는
내우주삼라만상은저문창호지에비춰드는밝은빛
저문창살오와열로늘어서다가는
씨줄과날줄로정리되는
저문창호지
문창살
그곳에는
높푸른창공의하늘
하늘복판을날아가는새
나무아래로떨어지는낙엽
골짜기를흐르는물
핵교가는길
앞산머리
논밭
오묘하기그지없는저속에다
내생각의넓이의모든것을담아내곤했습니다
어린마음에도이얼마나웅대한아름무늬에다가
무한정스러운생각의깊이였는지요
청랭한기운이감도는산간마을
그윗쪽산아래
어사박문수가과거보러한양천리를가다가
이곳절에서하룻밤을유하면서
꿈속에서과거시제가현몽
장원급제를하였다는
유서깊은전설
잠시대청에앉아쉬며심호흡깊숙히
맑디단아침공기를한껏
폐부깊숙히들이다
운동길에주워서
소청마루에말리는산밤
지인이준땅콩을말려는놨는데
껍질이어찌나갑옷같이단단한지연장을써야
한알을까고야마니..원
아흐..재너머사래긴밭이아닌땅콩을
가을가기전언제다까려하는고?
강원도고랭지무우청으로말린시레기를택배로구입하여
된장으로국을끓이니질기지않고구수한맛
거실한가득퍼지는냄새가
마치유년의어느날쇠죽을끓여서가마솥을여는그순간
시레기콩깍지그득한쇠죽솥에서풍기던
냄새와흡사하여사람이나가축이나
섭생에는그닥다름이없었다는
시레기의영양가를
이제야현대과학적영양학적으로발굴
더없이사람에게거의완벽한영양소를안겨주는
모든반찬과국의으뜸을고루갖춘보양식
귀리와현미를싹을틔워설라므네
서리태와메주콩을섞은
구수한밥사발에
며느리가명절에인사치례로사온소고기를
잘게다져서조선간장양념으로
맛난불고기의아침식단
뭐니해도이즈음의제일의맛은청국장이라
추수철벼베기즈음하여새참을지어
들밥을내가시는엄니뒤를
막걸리주전자를들고
따라갈적에
갈바람을타고솔솔풍겨오던찐하디진한
청국장냄새와급작스레닥쳐들던
들밥을향한허덕거리의허기
논두덩에앉아햅쌀밥에청국장을말아
금새먹어치우면뱃속깊숙히
든든하면서도따순청국장
팍팍한밤고구마를쩌서개운한김치를얹어
아침식사후식으로안해와한개씩
갑자기
안해손전화가울리며입이귀에걸리는
소프라노한옥타브높은음자리
안해가게에식재료에쓰라고신선한푸른고추를맘껏따가라는
지인의전화에그만숫가락을놓고설겆이도
모두미뤄놓고차에시동을거니
왜차가이렇게천천히
느림보냐고재촉에
재촉
푸대자루세개를장만하여
룰루랄라!
농가에도착하니노지가아닌
비닐하우스에서농약도안치고지은
귀한농산물을주시겠다는
후덕스러운시골인심
실로이얼마나오래간만에따보는
손에익은감촉의고추이던가
순식간에세푸대가담겨져
부자가된기분으로
농사에대한수고스러움에성의깃든정표를하고
돌아나오는농로길에올풍년이들어
황금벌판이환하게눈부시다
싱싱한애호박세덩이에서
하나를금새부쳐서먹는뜨끈뜨끈식감은
이가을날의먹거리樂
요즈음의
시골사는즐거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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