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짝 가을소풍

아침

하늘이너무예쁘다

이렇게좋은날의

가을소풍

동막골의가을이궁금했다

아무도없는고요한길

자작나무가보이는풍경에

하늘복판으로

새한마리

두갈래길

사람이덜다니는길을택했다

내가좋아하는호젓한길이다

가을능선의미려함

숲속움벙으로비춰드는맑은햇살

다시아무도없는길

국민핵교적동요를

처음에는낮게

낭중에는

목청껏

여럿이서와와몰려댕기며

보는듯마는듯한시끌요란정신없음의

단풍구경관광은사절

이렇게나와대면코

산과대면코

침잠

일상의번잡함에서놓여나

스스로찾아가는자연의넉넉하고도깊음

참새떼가길라잡이로포로롱,포로롱

앞서서길을가고

가을아침나절의숲속길은

스스로에게축복받은길

살면서이렇게명징한기운을느끼는일이

어디그리흔탄말인고?

단풍이드는쌍둥이나무

다시골짝을오르는자갈길

이깊은산중에외론무덤

고독한묘비명

고욤나무아래를지나가다가

발을멈추고물한잔을마시며

위를바라보니다닥,다닥,나뭇잎진가지마다

빼곡히달린고욤을가끔날짐승들이날아와먹곤하는

적막키그지없는이산중한가운데

높푸른가을하늘

그배경으로세월이흘러간다

바람에나풀거리는이태리포플라한그루가

잠시산능선과바람과숲의소리를

넉넉히듣다가라고

손짓하는

청랭한산중

조용한四圍를가는

산길이아름다운마음과

가을풍경아름다운배경이있는

짧디짧은절기가지나가는가을소풍길

산능선을넘어가는세월을무연히바라보다

깊은산

깊은골짜기에서

마음호젓히쓸쓸타

사람으로살아감이무엇이던고?

천지간에단한사람인나

귀하고소중한자존

한갑자를돌아

나이제

어디로또

먼곳으로흘러가려함이런고

아..하늘구만리

한발두발걷다돌아보니

내걸어온길이

아득타

문득만나는산감군락지

다닥,다닥,영글어

눈이호사

날짐승들이주인이고

갈바람이주인이고

가을볕이주인

잠시산길을가는객도슬그머니

그주인이되어보는

이가을

산감이이렇게쫀득,쫀득맛있으니

열락으로감나무로날아드는

날짐승무리들의지저귐

산중에잔치잔치벌렸다

산길을가다가

외론산중바위에턱괴고앉아

시를읊조려보는가을

심심산골에는

산울림영감이

바위에앉아

나같이이나잡고

홀로살더라

-유치환님의深山-

해가중천을가니

가을한낮산길이눈부시다

산아래까지내려와황금벌판을걷는

마음그득하다

아름다운풍경속을내려와

산아래외진구릉

낙엽지는숲속에다

안해가정성껏만든점심을펼치다

집안식탁에서먹는맛과

소풍길에서먹는맛

유년의가을소풍길

엄니께서변또에싸준김밥

동생에게빼앗길까조마조마하니

솔잎에참기름묻혀화롯불에구우면

안방가득히퍼지던꼬소한냄새에막내가깨어

칭얼거리며지벙거리며아국아국입으로쑤셔넣던

그김밥을먼씨애틀에서가끔은이작은형함께기억이나하려나?

오늘은김밥아닌

간단히소찬몇가지에

나홀로펼쳐놓은나름의가을소풍자리

호전된건강으로

마라톤대회도나가보고

이렇게몇시간을산길을걸어넘기도하면서

다시금예전의강단있던건강을찾아야쓰것다

잃어버린근육량을다시금복원

모든것을되찾아가는

그먼길이

이가을소풍길같았으면

참좋으련마는

천고마비라는계절에편승

소실된근육량을키우는것에

모든섭생의주안점을맞춰가는중이다

안해의수고스러운정성된마음으로라도

급작스레잃어버린17Kg을기필코복원해야

안해의정성에보답하여보여줘야쓰것다

아름다운소풍길까지따라온안해가만들어준

정성깃들은소찬

낙엽가득

쓸쓸한노년기로접어들어

그길을함께손으로이끌고밀어가며

다독다독넘어가는노정에서

채워져야할부부지정

갑자기벌이날아들어

시야를어지럽히더니만그예끈

국밥그릇에빠지고야마니..원

그래너와나눠먹어도풍성한가을이구나

식사를간단스레마치고

길게누워본다

누워보니

시방식사를마친자리가

숲의궁전이었네?

오색으로물들인하늘천장아래

팔베개를하고선에

깊어지는생각

우리네인생길이

오늘이짧은소풍길을닮았다

머리만대면잠이드는습성으로인해

그잠시20여分을깊이숙면

얼굴로떨어진낙엽한잎에

깨어일어나둘러보니

옆댕이또감나무

심심파적으로

손이닿는가지에서

하나두개씩따서바구니에담다

오늘소풍길은수지가잔뜩맞았다

엄니가계셨으면참좋아하실

하얀분가루샛노란감

가을들국화같이사시다

하늘로가신

울엄니

문득엄니생각으로

쓸쓸해지는심사

쓸쓸한마음으로

다시금걷는

수변

인생살아보니

지나간길잠깐이다

왜엄니에게더잘해드리지못했을까

천백년은곁에계실줄알았는데

어느날갑자기내곁을

떠나가시더라

아..사랑만하면서살아도

촌음같이짧은한생애

조금이이라도마음을확장시켜

지금곁에있는사람

그사람에게정성을쏟을세

그사람귀히여겨

진득히위해줄세

엄니에게평생받은사랑에

자식으로갚은것

없을세

후회로끝내달라붙는

묵직한회한

갈바람에이리저리눕듯

간특한사람의마음

돌아보니지나온길

무거운발걸음질질끌고

불효된길만골라넘어왔고야

황금벌

한귀퉁이를베어보니

모두들어나는욕심되었던자리

그욕심됨을가만히뉘여가며

그렇게살일이었다

황금빛으로포장되었던고단한노정의한생애

낫을벼려서황금을깎고보니드러나는

저욕심자리가그렇게나자신을

힘들고가파르게만들었다

이제어디로가야할까

욕심줄이고사랑키우고따스한마음더욱키워

그렇게남은한생애걸어가야쓰것다

인간은이렇듯자연앞에서야만

자연의깊고도웅대함뜻

그심오함을배워간다

오늘가을소풍길에서

나는자연의가르침을배워간다

허전한바구니가득

노란감들로채워가듯자연에서

오늘소풍길에서

깊어지는여러갈래단상들을하나씩

가을볕아래꺼내펼쳐보는

아름다운길이었다

가을소풍

이만하면되었지

가을이란계절이주는

깊은의미를새삼새겨가는소풍길

한갓진마음으로

천천히걸어넘은가을산의

행복한한나절

이세상소풍끝나는날

나도천상병시인처럼그렇게

이세상소풍길이참으로아름다웠다고

그렇게말할수있으려나

그렇게시인의마음으로

처럼한세상을

살아야지

산골짝소풍길.

나는산골을찾아가서

가재를잡아오리라

한나절들판의

강냉잇대이파리빛나는

밭두덩을지나서

산머리에조으는

구름을바라보고

이모처럼

하루의반날을

내만의외로움에

휘파람불며다녀오리라

-유치환님의<點景에서>中-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