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깊어

가을이라선지

과일이예서저기서맛좀보라고들어와

과즙풍성하니맛난과일들이식탁에올라앉는다

엊그제따온산감을

익어서물컹말랑한것을제외하고는

안해가칼로예쁘게깎아서반건시를만드느라

광주리에다가을볕과함께담았다

안해가게가바빠설라므네

향토예비군으로나가

알바를했다

수고했다고

내가좋아하는음료한병에

아삭이는배를깎아한접시를들여주는데

오랜만에아이같이기뻐지는마음이가을이다

세월이유수같아서덧없이

잘도흘러흘러서

가을에는부지깽이도덤빈다는

한로와입동사이의상강이코앞이다

상강이면논밭둑으로

무서리허옇게내린다는절기

가을이어느덧저만치뒤로지나간다

차운산바위위에

하늘은멀어

산새가구슬피울음운다

구름흘러가는

물길은칠백리

나그네긴소매

꽃잎에젖어

술익는강마을의

저녁노을이여

이밤자면저마을에

꽃은지리라

다정하고한많음도

병인양하여

달빛아래고요히

흔들리며가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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