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가을 산사에서

어깨통증으로정형외과에서사진찍고진단이

이제사오십견이라고합니다

해서아침운동겸사가을산사

저아름다운가을풍경에올라법당마루에서

오체투지를열심히합니다

기도와운동을겸하니부처님께서도

은은한미소로내려다보시며

그래..얼마나아프냐

산사를찾아간오늘도

고요한가을이산아래까지내려오는풍경이

반갑게맞아줍니다

마침가을국화축제준비로

온통국화꽃향기입니다

행사준비로절마당이분주해졌습니다

이른오전이라사람이북적이지않고

경내가고요하니참좋습니다

어깨에힘을주면서

108번의큰절을마치고

대웅전앞국화를가만히들여다봅니다

저잣거리에서서성이다가찾아가는피안

국화꽃한가득한꽃더미앞에앉아서

오래도록깊이바라보려니

이곳이피안입니다

멀리까지피안을찾아방랑을떠나도

찾아지지않던피안

금송국화의

그곳은극락정토였습니다

현세를건너가야만비로소다다르게되는

강건너기슭저편

스님의낭랑한목탁소리에

금강경이경내곳곳으로퍼져갑니다

문득울리는손전화에

극락정토에서화들짝,현세로건너와

절뒤란으로돌아가반가운목소리와오랜만에통화를합니다

살아가면서서로를살뜰하게챙겨주는

이풍진세상에서의고운인정살이

내가힘들때나를챙겨주는부드러운목소리

진정어린염려와안부입니다

힘든심신을어루만져평안에들게하는

그인연에얼마나감사한지모릅니다

통화중에새한마리가날아와앉아

통화를엿듣고있습니다

그래..오랜만에안부를나누는내모습에

네맘도함께편안하더냐?

청아한새소리

맑아지는청신한가을자리

다시법당으로들지못하고

뜨락을서성이며안해가나오길기다립니다

긴금강경은그침없이경내로퍼져나아가고

나는하릴없이사찰경내를서성입니다

언젠가오체투지에대한책을한권구입해서

찬찬히정독하여읽었습니다

몸에병이닥쳐들면이곳저곳관절부터이상이옵니다

그러할때우리는그관절을쓰지않고가만히

깁스를하거나주사를주입하여

통증완화에만매달립니다

그럴때아주유용한

오체투지로치고나가는작은용기를낸다면

가뿐하게통증의터널을빠져나온다는책

젊은처자가극심한통증을직접겪어낸

체험기를엮은책입니다

전신에닥쳐드는마비증세를

죽도록오체투지로맞서서그예끈이겨낸중증의관절통환자가

눈물겹도록오체투지로일천배에삼천배까지눈물펑펑

부처님앞에올리던기도와

오체투지로병과의투쟁

그리곤끝내쟁취해낸인간승리는

온몸이굳어가는중증장애인직전삶의포기상태에서

다시금환한세상을얻은아리따운미모의젊은처자였습니다

사람마다에자신의꽃을한송이씩

마음안에키우며살아갑니다

꽃에물을주고

사랑스러운말한마디씩건네는사람이있는가하면

사는게바쁘다고물한방울주지도못하면서

현실에급급하여거들떠보지도않고

꽃은무슨..먹고살기도바쁜데

거..사치좀그만떠슈

깊은자기성찰과사색이곁들여진

다정다감함

이것이내재되어지지않은삶은

물위를뿌리없이떠다니는부평초에다름아니었습니다

그저시간되니출근하고

때되니배고파밥먹고

술고프니술한잔

놀러가니나도

졸리니잠

또내일도일상의반복되는쳇바퀴에서

절대벗어나지도못하는각박스러움

벗어날의지와생각조차없는

그날이그날인하루

또내일과모레는?

일주일과

한달?

이렇게정신못차리도록바쁘게살아가는데

뭔노무마음안뜰에꽃한송이를키우며사는고?

목구멍이포도청이라잖소

냅두슈..당신이나잘하고사슈

난이대로살다가갈테니

뭔마음사치를그리부리슈?

허면..목어소리

운판의울림을들으러가까운산사에올라보소서

마음의사치라고단정짓기전에

깊은울림이라는게무엇인가

분명들릴것임에

밤에도눈을뜨고잠을자지않는물고기처럼

항상깨어정진하라는의미의

목어

허공을날아다니는

날짐승들을위한맑은울림의

雲板

비록삶이고단하고힘들지언정

매칼없이는살지는말아야지싶습니다

이렇게바쁜가운데한가함을빌려보는여유

그렇게어려운일이절대아니었습니다

그저마음가는그대로를따라간다고생각하는

한갓진마음하나먹으면되는

실행,그하나였습니다

그리고종교를여기에다개입치는마시길요

자기믿음이아니면다른종파를터부시하는

몇몇의이해치못할편협스러움으로

사찰의고요히깊어지는이풍경의가을을

애써고개를외로꼬아돌리려는

그런사람이그대는

아니시길요

저는성당이나사찰이나가림없이

하느님과부처님을경배합니다

사찰경내에서만나는수녀님에게도두손을모으고

성당뜨락에서만나는비구스님께도

두손을공손히모읍니다

그런수녀님이나비구스님이계시는풍경을

넌즈시건너다보면고얀히입가에번지는미소

성모마리아의미소입니다

부처님미소입니다

저예쁘게단풍물드는경내

대웅전뜨락에서막나와댓돌위신발을신는

안해의뒷모습이저만치보입니다

세상에서제일평안에드는몸태

마음안뜰금송국화108송이를가슴한가득안아들고

내게배시시..미소를짓는안해표정이

내눈에는부처입니다

낡아곰삭은문창살의무늬를

나는더없이좋아합니다

조부모님이문창살에어리고

아부지와엄니가어리어리멀리에서가까워졌다가

또아득히멀어지는법당대웅전뜨락을내려섭니다

석간수한모금떠서

가만히목넘이를합니다

물한모금을삼키면서도

그조신함에도기도하는마음이됩니다

산문밖은행나무아래일주문을지나

지주당간높이솟은밭둔덕

그아래

사바세계로내려갑니다

그대의가을은어떤빛이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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