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문화 나들이

가을깊으니

마음이고프다

헛한마음채우려

홍엽만추의문화나들이

가을로한계단씩밟아올라가다

흥겨운우리가락이풍성하다

부채춤에서가을바람이인다

가녀린선율에서도가을

격렬한댄스음악으로만추

그리고가을공연이끝나고

무대와객석이텅비어버린가을

깊어가는가을은

마음에도낙엽이진다

그마음자리에무엇인가들여놓을가을

한바탕공연을보고나와

미술관으로향하다

낮게흐르는클래식

유년의어느가을

아부지심부름으로양은주전자를들고

추수가끝나기까지열락으로드나들던술도가집

그풍경과흡사한그림앞에

한동안서서유년의어느가을로깊어지는마음

따스한색감의

포근한그림들이내취향이다

저언덕배기에서

한나절노닐다가고싶다

한가함으로팔짱을끼고

앞으로다가섰다가뒤로물러서길반복하며

그림속에이입되어지는깊은마음

고요히만추다

가을에는어디를가도

마음이고요하다

단풍잎아름다운뜰에서

따순찻잔을거뭐쥐고선에이리저리

한가한마음이되어보는호사

가을의선물

도서관으로올라가다

일방향으로흐르던고단한일상에서

잠시쌍방향으로소통하는

도서관에서의책읽기

가을에는어느계절보다

책읽기가깊어진다

책이란무엇인고?

가을에벌써이듬해의봄을꿈꾸는사람

가을로아이같은마음으로드는사람

잠시앉아무아적사색

독서에서더욱깊이로내려가는

인문학에젖어드는요즈음

주차장으로내려와

독서로기분좋게피곤한양미간을

지그시손짚어누르며고개를들어단풍진풍경을

저윽히바라보다

뜨거웠던여름이지나가고

결실을앞둔농군의마음이되어

오늘하루마음밭을채우다

온산이만추로가득해진산야를달려가

한가하니앉아보는문화나들이

과실이

영글어간다

마음도영글어간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