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떠나가도
나는저쓸쓸한마루끝에
혼자라도오래도록남아앉았으리
어머니계시던집
아부지가쟁기질로갈던밭머리
어찌초라하게쓰러져간다고
버리고떠나가리
서러워
나는못가네
오래너에게가지못했어
네가춥겠다,생각하니나도추워
문풍지를뜯지말걸그랬어
나의여름은너의겨울을헤아리지못해
너는속수무책바람을맞고있겠지
자아,받아!
싸늘하게식었을아궁이에
땔감을던져넣을테니
지금이라도불을지펴볼테니
아궁이속에잠자던나방이놀라날아오르고
눅눅한땔감에선연기가피어올라
그런데왜자꾸불이꺼지지?
아궁이속처럼네가어둡겠다,생각하니
나도어두워져
전깃불이라도켜놓고올걸그랬어
그래도이것만은기억해
불을지펴도녹지않는얼음조각처럼
나는오늘너를품고있어
봄꿩이밝은곳으로날아갈때까지.
-나덕희詩[두고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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