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늙은 호박

안해는요즈음들어요양중인나와

오전시간을함께지내려한다

함께운동을나가며

나름으로도와주려는이쁜마음씨

그런안해가

아침나절의밝은가을볕아래

소청마루에나앉았다

함께나한전위산신각에올라

백팔배를하고내려와서

긴휴식을취하는데

안해는심심파적

땅콩을까는한가로움

안방에서잠시오수에빠져들었다가

거실로나오니운동잘했다고

크레용동그라미상을

우등급으로준다

안해가가게를나가기전

칭찬을해주는안해에게더잘보키려고

또부지런을떨어가며

이르게점심을마친연후

재차운동을나가다

누가그네를매놓은나무아래

잠시흔들흔들

맑은가을햇살아래

깊은사념에들기도하는운동길

범위를넓게잡아도는운동길에

어느덧성당까지돌아

새로짓는핵교

공사현장

그를지나는데

모금융기관대표감사6년을하면서

함께정분을돈독히나누었던이사장께서

올해는호박농사가아주실하게잘되었다고

늙은호박을굳이들고가라고안겨주는데그만

제일큰놈으로주시는통에주금으로

낑낑올라왔음에도기분좋다

내살아오면서이렇게나큰호박은

정말로처음본다

시골살이의백미는이런인정살이의

수더분한정나눔이다

다시들고올라온늙은호박을보니

배가스르륵,불러온다

안해가

호박푸르래기를맛나게해줄테니

며칠은입이호사하겠다

가만?

호박푸르래기를엄청좋아하시던

엄니가아니계시네?

비라도오려나?

날이꾸므레해진다

늙은호박으로생각난김에부지런을더떨어

엄니산소나댕겨와야쓰것다

늙은호박이

보면또볼수록에엄니를닮았다

[시골일기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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