兄
BY glassy777 ON 11. 12, 2015
어제
이른아침일찍
백팔배를하러찾은산사에서
반가운까치소리가들리더니만손전화가울린다
형님내외께서일찍내려오시면서
하룻밤을유하고가신다는
반가운전갈
아침안개에단풍이더욱짙어
볼그족족예쁘다
점심식사를마치고차한잔마시러
농원을찾아가넷이나란히
막입동이지나가는
풍경속을걷다
나이가들어가면서더욱가깝게
다가서는혈육지간의
형제남매의정
형수님친정여주에서가져오신쌀두푸대를
안해가게에내려놓고함께나선
늦가을풍경길
이런저런담소를나누며걷는
나름의운치가가득한길
다시늦은시간이지만
농다리건너초평저수지를향했다
유년의한시절을함께공유해왔다는
묵직하고끈끈한형제愛
할아부지할무니를오래간만에
추억하며이야기를나누는
까마득잊혀진세월
저편
곱게물든가을만큼이나
형님과내가걸어온유년이아스라히곱다
이쯤의어스름녘
안마당부터낮게바깥마당까지
스멀스멀깔리던저물녘의고향초가집마당
저녁연기
추수마친논배미를운동장삼아
하루해를보냈던일
구슬치기와못치기
잣치기와술레잡기를하고
굴렁쇠를굴리며3동네를휘젓고다니던
어둑한고향마을안길
그때는이랬구
또그시절에는저랬었어
바깥에서동무들과정신없이놀다가저녁도잊고
몇차례저너미로형을부르러넘어다닌끝에야집으로들어와
부모님께호되게혼쭐이나던일
안방으로들어서면
급허기지게코끝으로달겨들던
이즈음에제일맛이났던
윤끼자르르햅쌀밥에
청국장의깊은맛
수변길끝트머리에도착하니
이미가게도문을닫고
사람그림자없고
형님이찾아오신
오늘이참말로좋은날일세
밤이이슥토록옛이야기끊이질않고
자정넘어서까지안해가게에서
고기첨에술한잔기울이며
취기가올라서야
집으로올라와거실에서다시금
이어지는형수님과안해의
지난어린시절과
처녀적추억談
안해도홀짝홀짝
형수님함께
옅은취기
처음듣는흥미로운이야기에
새벽3시가넘어가는밤중
가까스로엄니방으로들어가
잠을청하시는형님내외
집주차장단풍나무들이절정으로아름답다
엇저녁형님내외와우리내외간의
격의없는긴이야기에웃음소리
밤하늘은하수만치수많은옛이야기는끝을모르고
눈꺼풀이무거워져안방에들어뒤척일제
무언가모를훈근함
이것이한부모아래서
형제로자라난혈육지간의정
오늘아침
형님이나나나늦잠에서깨어나
비몽사몽간
어머니를이야기하고
아부지를추억하고
까마득히잊고지낸조부모님의
살가운정을그리워하고
여러형제
한가지에서떠나이역만리
태평양을건너씨애틀까지각자의가지끝으로
멀어졌을지라도
그시작은한나무등걸뿌리부터였으리니
주렁주렁가지많았던나무
그시절지나가고
달랑형제만오가는이즈음의늙으막
함께늙어가시는家兄께
한정없이건너가는
따순마음자리
형제간다정다감함으로의
푸근푸근1박2일
家兄께서는
언제또고향을찾아내려오시려나?
그리고
길고긴옛이야기를다시나누며
함께공유하여자라온까마득한유년의뜰을
그정감있는옛이야기를
언제또
밤내무릎을맞대고앉아
엮어나보려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