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른아침일찍

백팔배를하러찾은산사에서

반가운까치소리가들리더니만손전화가울린다

형님내외께서일찍내려오시면서

하룻밤을유하고가신다는

반가운전갈

아침안개에단풍이더욱짙어

볼그족족예쁘다

점심식사를마치고차한잔마시러

농원을찾아가넷이나란히

막입동이지나가는

풍경속을걷다

나이가들어가면서더욱가깝게

다가서는혈육지간의

형제남매의정

형수님친정여주에서가져오신쌀두푸대를

안해가게에내려놓고함께나선

늦가을풍경길

이런저런담소를나누며걷는

나름의운치가가득한길

다시늦은시간이지만

농다리건너초평저수지를향했다

유년의한시절을함께공유해왔다는

묵직하고끈끈한형제愛

할아부지할무니를오래간만에

추억하며이야기를나누는

까마득잊혀진세월

저편

곱게물든가을만큼이나

형님과내가걸어온유년이아스라히곱다

이쯤의어스름녘

안마당부터낮게바깥마당까지

스멀스멀깔리던저물녘의고향초가집마당

저녁연기

추수마친논배미를운동장삼아

하루해를보냈던일

구슬치기와못치기

잣치기와술레잡기를하고

굴렁쇠를굴리며3동네를휘젓고다니던

어둑한고향마을안길

그때는이랬구

또그시절에는저랬었어

바깥에서동무들과정신없이놀다가저녁도잊고

몇차례저너미로형을부르러넘어다닌끝에야집으로들어와

부모님께호되게혼쭐이나던일

안방으로들어서면

급허기지게코끝으로달겨들던

이즈음에제일맛이났던

윤끼자르르햅쌀밥에

청국장의깊은맛

수변길끝트머리에도착하니

이미가게도문을닫고

사람그림자없고

형님이찾아오신

오늘이참말로좋은날일세

밤이이슥토록옛이야기끊이질않고

자정넘어서까지안해가게에서

고기첨에술한잔기울이며

취기가올라서야

집으로올라와거실에서다시금

이어지는형수님과안해의

지난어린시절과

처녀적추억談

안해도홀짝홀짝

형수님함께

옅은취기

처음듣는흥미로운이야기에

새벽3시가넘어가는밤중

가까스로엄니방으로들어가

잠을청하시는형님내외

집주차장단풍나무들이절정으로아름답다

엇저녁형님내외와우리내외간의

격의없는긴이야기에웃음소리

밤하늘은하수만치수많은옛이야기는끝을모르고

눈꺼풀이무거워져안방에들어뒤척일제

무언가모를훈근함

이것이한부모아래서

형제로자라난혈육지간의정

오늘아침

형님이나나나늦잠에서깨어나

비몽사몽간

어머니를이야기하고

아부지를추억하고

까마득히잊고지낸조부모님의

살가운정을그리워하고

여러형제

한가지에서떠나이역만리

태평양을건너씨애틀까지각자의가지끝으로

멀어졌을지라도

그시작은한나무등걸뿌리부터였으리니

주렁주렁가지많았던나무

그시절지나가고

달랑형제만오가는이즈음의늙으막

함께늙어가시는家兄께

한정없이건너가는

따순마음자리

형제간다정다감함으로의

푸근푸근1박2일

家兄께서는

언제또고향을찾아내려오시려나?

그리고

길고긴옛이야기를다시나누며

함께공유하여자라온까마득한유년의뜰을

그정감있는옛이야기를

언제또

밤내무릎을맞대고앉아

엮어나보려는고

아..보고싶은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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