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아프지 마라

연전에내글을쭉읽어오는독자라면서

내글에曲을붙이고싶다며

작사를몇차례부탁

그를실행에옮기지못함에

자주전화를해왔다

모방송국다큐멘타리의음악감독이었다

급기야내사는시골까지

친구를대동하고

내려와서는

술잔을나누고올라갔는데그만

그함께온친구가올라가자마자건너세상으로가버렸다고

울먹울먹충격을받은심경을토로해왔다

그래..얼마나아프냐

4년전쯤일산음악회에서그와첫만남을가지고는

두번째만남에서내게형님으로부르면서

자신을아우로불러달라고싶다고간청

불현듯아우님이됐다

아들하나를키우며길고오랜세월

혼자살아왔다고고백해오면서내게마음을싣기시작

두살터울인그에게

나또한동상이라는호칭으로불러줬다

엊저녁무렵급작스레내사는시골에

내려가고싶다고손전화가왔다

헌데혼자가아니란다

그것도한여인과의동행이란다

등짐을한짐지고선에내려왔다

풀어놓고꺼내보여주는

큰벼루하나

예사롭게보이질않았다

자신의선친이체신청장을하시던시절

들어온선물이었던것을가보로내려받았다는귀한물건

그것을안해붓글씨를보고는그眞주인을찾아주러

무겁게등짐지고왔다고했다

여인은참하고아름답기까지했다

그역시젊은한시절딸하나로아픔을겪고

홀로살아온세월이멀다

짐짓울부부에게처음으로인사를시키려고

벼루를지고내려온그마음이보인다

그려..아프지마라

제주가고향인여인의고운자태가

울부부눈에썩차올랐다

그의내밀한이야기가내게다건너온것임에

내마음한켠은싸하니시려온다

두만남이

부디어긋나지말고

누구도아프지마라

예쁜인연으로

아니?

더욱깊은연분으로

한발짝더다가앉기를바라느니

두인생모두

계절이다한늦계절이지만

그논둑아래양지쪽에나란히서있는

아름다운연분으로맺어지기를바라면서

취기가득한동상을면사무앞까지

밤길을걸어모텔을잡아주고

올라오는울부부

누구도아프지마라

이아침해장을시키고

너른초평저수지로넘어가

넷이함께수변가를걸을것이다

울부부

그수변가를함께걸으며그들에게

무슨말을해줘야할까?

생각깊어지는아침

느즈막가을길

저안개가득한논길을걸어가는

아름다운마음으로서로를다독여걸어갔으면

평생친구인반려자란무엇인가를

깊이새겨가기를..

누구도아프지마라.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