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冊, 연암 박지원

진눈깨비흩뿌리는먼길을다녀온

엉클어지려는마음을다잡아고요함으로앉히다

내친김에집앞도서관으로향하여

더욱침잠으로깊이들다

아..나에게딱맞춤형인글한구절을

책에서한줄취하는저녁

연암박지원의글을많이읽고접했다고생각했는데

이렇게빼어난문장구절을발견하는기쁨

책을덮고고요한분위기

우기잔뜩배인산천을무연히바라보다

책뷔페食진열대에널널히마음넓어

형형색색마음접시에다이것저것고루고루담아

書冊식탐을하다

언제적[변경]인고?

다시금세월속에변경되어진마음자리를

다잡아다시읽어야쓰것다

나박김치의쌉싸롬시원한맛으로

행간을지나가던중

아는척

잘난척

있는척

주변사람멀어지게하지말지어이

특히나경계해야할덕목은

세번째있는척

돈좀있는척..남을업쑤여기는자

친구라도육두문자가건너가노니

글에서도은근히돈자랑으로세상만사돈으로득의양양

자신만만하는그참을수없는가벼움을

용서치못하느니

남과더불어살아가지는못할망정

돈몇푼으로교만에차고넘쳐

가련코느끼한인생선

우리주위잠시만눈을돌려도

꼭있다

늘그막에종합보험이며종신보험

간병보험에암보험에서부터모든질병보험은

옆지기한사람이라는지론에절대동감

돈만앞세워노년기에처절한곤경에드는자

이즈음의황혼이혼급증세태에

숱하게많다

돈만믿고짓까불은결과치의참담함

돈은풍족함을비켜약간의긴장감이수반되어지는

옛날선비적청빈함에서제일의행복함이찾아진다는선현의말씀

몇백년을거쳐깨달음으로얻은선비정신

安貧樂道

돈의교만을경계해야만이세상천상천하가

비로소행복에드는법

글의행간을손으로짚어가며작가의사고에

무릎을치면서공감또공감을보태본다

인생은숱한이별의정한으로

이러저러넘어가는우여곡절진眞고개이러니

산촌에눈이쌓인

어느날밤에

촛불을밝혀두고

홀로울리라

아..너도가고

나도가야지

책뷔페食에충만해진마음접시

접시가깨질까조심스레

길을걸어올라오며

나직나직

박목월詩가깃든가곡을부르는저녁

아..너도가고

나도가야지

골곡졌던마음

아련하다.

田家

-朴趾源-

翁老守雀坐南陂粟拖拘尾黃雀垂

長男中男皆出田田家盡日晝掩扉

鳶蹴鷄兒攫不得群鷄亂啼匏花籬

小婦戴棬疑渡溪赤子黃犬相追隨

참새쫓는노인네밭둑에앉아있건만

개꼬리조이삭에노란참새매달렸네

맏아들둘째아들일하러들로나가고

시골집사립문은하루종일닫혀있네

솔개가병아리를채가려다놓쳤는지

박꽃핀울밑에서소란스레우는닭

함지를인새댁은조심조심개울건너고

벌거숭이와누렁이가다투어따라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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